[가시밭길 된 '입사 최종관문' - 면접의 기술] 100% 입사 보장?…면접학원서 '열정'은 못배워요
‘면접 100% 합격 보장’ ‘안 좋은 첫인상을 180도 바꿔드리겠습니다’.

취업준비생의 이른바 ‘면접 공포증’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준다는 취업 대비 학원들. ‘이틀만 교육받으면 면접의 관문을 뚫을 수 있다’는 광고가 정말 진짜인지 잘나간다는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을 직접 가 봤다.

기자가 신청한 과목은 ‘삼성반 면접특강’. 하루에 4시간씩 총 8시간을 듣는 프로그램이었다. 수강료는 30만원으로 한 시간에 5만원꼴.

첫날은 삼성 에세이 작성법에 대한 강의로 시작됐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합격자는 반드시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고 이 에세이는 면접 때 질문 소재로 활용된다. 첫 강의에서 강사는 친절하게 항목별로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알려줬다.

예를 들어 ‘비전’에 대해 묻는 문항은 “주어진 직무 안에서 단기적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중심으로 작성하라”고 했다. 특히 에세이 항목 중 ‘사회 이슈’를 묻는 문제가 있다면 가능하면 친기업적 소재로 풀어가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이튿날엔 전날 쓴 에세이를 중심으로 모의면접을 했다. 에세이는 전 계열사 공통으로 강의를 진행했지만 이후 모의면접 과정부터는 지망하는 계열사 중심으로 조를 꾸렸다. 강사가 면접관으로 변신해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질문했다. 삼성의 실제 면접 형태인 프레젠테이션(PT) 면접과 인성면접 등 총 30분간 진행됐다.

수강생들은 최종 취업까지 면접 학원비로만 100만원 가까이 쓰고 있다고 했다. ‘고객’이 증가하면서 학원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취업 전문학원인 윈스펙은 최근 은행들이 도입하고 있는 롤플레잉 같은 면접방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심지어 이런 형태로 면접을 보는 한 시중은행의 전직 직원을 초빙하고 1박2일 합숙면접 동안 제공하는 간식까지 똑같이 내놓았다.

물론 조별 인원과 면접시간도 실제 시험과 같다. 수강료는 1회에 10만원. 지난해 하반기 국민은행을 필두로 은행권 사이에서 번지기 시작한 인문학도서 열풍에 대비해 ‘감명 깊게 읽은 책’ 두 권을 챙기도록 하고, 실제 압박면접을 흉내 내 ‘애매한 질문 대응법’ ‘친기업 정서 파악법’ 같은 독특한 면접강의도 진행한다. 기업별 면접을 준비하려면 약 7~8시간에 30만원 넘게 내야 한다.

취업시장이 커지다 보니 어학원들도 채용 면접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YBM어학원은 영어면접에 대비할 수 있는 단기 ‘취업면접반’을 개설했다. 해커스어학원도 취업 관련 자회사를 만들어 면접 대비 참고서를 내놓았다. 이미지컨설턴트나 스피치 강사들도 채용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유명 스피치강사가 세운 한 학원은 호감을 주는 대화 기술 등을 주제로 회당 20만원짜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체 채용담당자들은 단기성 취업특강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노학진 기업은행 인사팀 차장은 “면접은 진정성이 중요하다”며 “지원 회사와 직무에 대한 공부와 입사하려는 열정이 합격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도희 한국경제 매거진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