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주춤…부동산대책 약발 끝?
‘8·28 전월세 대책’ 이후 활기를 띠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전세난 속에서 거래가 늘며 오름세를 보였던 중소형 아파트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서울 강남권 일부 재건축 예정 단지는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여야의 대립으로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폐지 등 ‘부동산 대책’ 핵심 법안 시행이 지연돼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직전 주에 비해 0.01% 떨어지며 8주 만에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신도시(0.01%)와 경기지역(0.0%)도 보합세였다.

이날 국민은행이 발표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도 0.01% 오르는 데 그쳐 직전 주(0.04%)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한국감정원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도 직전 주에 비해 0.01% 상승에 그쳤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최근 1~2주 사이 매수문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신정동의 이대희 연세공인 대표는 “사려는 가격과 팔겠다는 가격 차이가 커 매수세가 관망세를 보여 거래를 성사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세를 이끌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도 전반적으로 약세다. 지난주까지 7억9000만원을 호가하던 개포주공1단지 전용 50㎡는 7억8500만원으로 소폭 내렸다. 재건축 시공사가 선정되며 강세를 보이던 강동구 고덕동 주공2단지 48㎡의 호가도 5억원에서 상승세를 멈춰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대책의 국회 통과 지연을 원인으로 꼽았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취득세 인하 소급 여부를 놓고 오락가락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 적용 등의 통과가 늦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규 분양시장의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청약 받은 서울 신길동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는 올 들어 뉴타운에서 분양했던 아파트 중 처음으로 순위 안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시행했던 충남 천안의 ‘천안 불당 지웰 푸르지오’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601가구 모집에 3508명이 접수해 평균 5.8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현일/이현진/김동현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