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학교폭력의 폐해 다뤘지만… '응징자'
창식의 끊임없는 괴롭힘 속에 '왕따'가 된 준석은 날마다 힘겹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여자친구가 창식에게 성폭행당해 자살하자 준석은 와르르 무너진다.

그로부터 20년 후. 주차 요원으로 일하던 준석(주상욱)은 외제차를 주차하러 온 창식(양동근)과 우연히 만난다.

20년간 마음을 채웠던 분노를 가까스로 추스른 준석은 창식에 대한 복수를 치밀하게 계획한다.

[새영화] 학교폭력의 폐해 다뤘지만… '응징자'
'응징자'는 '왕따'를 당했던 학생이 성인이 되고 나서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가하는 이야기다.

학교 폭력을 근간으로 하지만 폭력의 속살을 벗기면 빈익빈 부익부로 귀착되는 천민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서 있다.

영화는 초반 창식의 가혹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준석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창식의 행위에 분노가 치민다.

심지어 넉 놓고 당하는 준석에게 일정한 화가 쌓일 정도다.

그렇게 억눌린 감정이 준석의 복수과정에서 말끔히 해소됐다면 영화는 상업영화로서 꽤 그럴듯한 요소를 갖출 법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복수과정이 상당히 밋밋하다.

우선 양동근의 연기가 악역치고는 다소 힘이 빠져 있다.

준석의 압박에 한 꺼풀씩 가면을 벗는 창식의 얼굴이 다양하지 않다.

창식이 드러내는 악의 진폭이 좁은 편이다.

준석의 복수과정도 개운치 않은데 만약 감독이 복수조차 무기력하게 할 수밖에 없는 준석의 사회적 한계에 대해 주목하려 했다면 좀 더 폭넓은 사회드라마를 촘촘하게 담아냈어야 했을 듯하다.

'내사랑 싸가지'(2004)와 '웨딩스캔들'(2012) 등을 연출한 신동엽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10월31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03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