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부동산 회생 불씨 짓밟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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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신 건설부동산부장 yspark@hankyung.com
“그럴 줄 알았다”면서도 시장에서는 아쉬워한다. 지난여름 끝자락부터 나타난 집값 오름세 얘기다. 주택 거래가 늘면서 미미하게나마 이어졌던 두 달간의 상승세가 지난주에 멈췄다. 주택업계는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는 분양시장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부동산 핵심법안의 국회 처리가 오리무중에 빠져들고, 인위적 매수세 확대 카드에만 매달린 정부의 안일함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거래절벽’ 재현에 따른 ‘연말 부동산시장 위기설’까지 흘러나온다.
사그라지는 '집값 상승 기대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하향 조정을 받아왔던 집값이 최근 소폭이나마 상승하자 부동산업계는 내심 기대가 컸다. 세입자들의 주택구매 지원대책인 ‘8·28 전·월세대책’이 약발을 받은데다, 주택시장 관련 핵심법안이 가을 이전에만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빈사상태에 빠진 부동산시장이 회복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주택 거래가 1년 전보다 40% 이상 늘었다. 성급하지만 ‘부동산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지난주부터 이런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 국민은행·한국감정원·부동산114의 집값지표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회복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전셋값 상승폭은 되레 커졌다. ‘61주 연속 상승’이란 신기록을 세우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서만도 6.48%나 뛰었다.
부동산업계는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미약하지만 회복기운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내년부터는 자연스럽게 침체가 풀리길 바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애당초 이번 초가을 회복기운은 지속 가능성이 낮았다고 지적한다. 11월 이전에 두 차례의 정부정책을 실행할 법안이 마련되기가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통과된다고 해도 현재의 매수세 확대 중심의 정책으로는 시장 안정이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확산되는 '연말 위기설'
사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내달까지 취득세 감면,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등 핵심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서다. 특히 당장 주택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취득세 영구 감면 조치가 내년으로 미뤄지면 연말 부동산시장은 ‘거래절벽’에 빠질 수도 있다. 희미한 거래회복 조짐도 단숨에 사라질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주택시장 침체는 활황기의 ‘집값 거품’이 빠지는 시기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면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와는 ‘판’이 다를 것이다. 5년간 누적된 불황에 따른 피해가 한꺼번에 폭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연말 위기설’의 배경이다.
국회는 더 이상 우물쭈물하면 안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정부도 국회 탓만 하면서 ‘더 이상은 속수무책’이란 무기력에서 탈피해야 한다. 약발이 의심되는 비슷비슷한 매수세 진작대책만으로 지금의 위기는 풀리지 않는다.
특히 전·월세 위기는 심각하다. 선진국들이 쓰고 있는 민간 임대주택시장 활성화와 다양한 금융지원책, 공공임대에 민간자본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부동산시장 구조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을 정부만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다.
박영신 건설부동산부장 yspark@hankyung.com
부동산 핵심법안의 국회 처리가 오리무중에 빠져들고, 인위적 매수세 확대 카드에만 매달린 정부의 안일함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거래절벽’ 재현에 따른 ‘연말 부동산시장 위기설’까지 흘러나온다.
사그라지는 '집값 상승 기대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하향 조정을 받아왔던 집값이 최근 소폭이나마 상승하자 부동산업계는 내심 기대가 컸다. 세입자들의 주택구매 지원대책인 ‘8·28 전·월세대책’이 약발을 받은데다, 주택시장 관련 핵심법안이 가을 이전에만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빈사상태에 빠진 부동산시장이 회복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주택 거래가 1년 전보다 40% 이상 늘었다. 성급하지만 ‘부동산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지난주부터 이런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 국민은행·한국감정원·부동산114의 집값지표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회복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전셋값 상승폭은 되레 커졌다. ‘61주 연속 상승’이란 신기록을 세우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서만도 6.48%나 뛰었다.
부동산업계는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미약하지만 회복기운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내년부터는 자연스럽게 침체가 풀리길 바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애당초 이번 초가을 회복기운은 지속 가능성이 낮았다고 지적한다. 11월 이전에 두 차례의 정부정책을 실행할 법안이 마련되기가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통과된다고 해도 현재의 매수세 확대 중심의 정책으로는 시장 안정이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확산되는 '연말 위기설'
사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내달까지 취득세 감면,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등 핵심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서다. 특히 당장 주택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취득세 영구 감면 조치가 내년으로 미뤄지면 연말 부동산시장은 ‘거래절벽’에 빠질 수도 있다. 희미한 거래회복 조짐도 단숨에 사라질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주택시장 침체는 활황기의 ‘집값 거품’이 빠지는 시기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면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와는 ‘판’이 다를 것이다. 5년간 누적된 불황에 따른 피해가 한꺼번에 폭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연말 위기설’의 배경이다.
국회는 더 이상 우물쭈물하면 안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정부도 국회 탓만 하면서 ‘더 이상은 속수무책’이란 무기력에서 탈피해야 한다. 약발이 의심되는 비슷비슷한 매수세 진작대책만으로 지금의 위기는 풀리지 않는다.
특히 전·월세 위기는 심각하다. 선진국들이 쓰고 있는 민간 임대주택시장 활성화와 다양한 금융지원책, 공공임대에 민간자본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부동산시장 구조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을 정부만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다.
박영신 건설부동산부장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