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이 27일 검찰총장 후보에 지명되면서 박근혜 정부의 주요 사정라인이 부산·경남(PK)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게 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PK 인사들의 약진을 견제하며 지역 편중 인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남 사천 출신인 김 후보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은 PK라인인 데다, 김 비서실장이 각별히 아끼는 후배로 알려져 있다. 경남 마산 출신인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마산중을 나온 김 비서실장, 마산이 고향인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과 지연·학연으로 얽혀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8개월 만에 마무리된 검찰총장, 감사원장, 경찰청장, 국가정보원장, 국세청장 등 5대 권력기관장 인사에서 호남 출신이 배제되면서 ‘호남 홀대’ 논란도 일고 있다. 5명 기관장의 출신지는 서울 2명(남재준 국정원장, 이성한 경찰청장), 영남 2명(황 감사원장 후보자, 김 검찰총장 후보자), 대전 1명(김덕중 국세청장) 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논란에 대해 “지역을 따지지 않고 적임자를 찾은 것”이라며 “해당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가 인선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김 검찰총장 후보 발탁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현재 어려운 검찰 조직을 법의 잣대로 이끌 것으로 판단한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반면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김 비서실장이 또 한 명의 대리인을 검찰총장으로 보내 검찰 조직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같이하느냐 여부로 검찰총장을 인선했다면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을 바라보는 시각과 일치하는 사람을 뽑았다는 것”이라며 “검찰의 독립성이 요원해질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