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5S’와 ‘아이폰5C’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보조금 시장이 다시 꿈틀거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일부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 제품이 번호이동 조건으로 할부원금 17만원에 판매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초 ‘갤럭시S4’가 하이마트에서 17만원에 판매되자 보조금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갤럭시S4 LTE-A는 출고가가 95만4800원으로 갤럭시S4에 비해 5만원이 더 비싸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국내 출시 여파로 보조금 과열이 다시 촉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보조금 지급 상한선인 27만원을 훌쩍 넘긴 70만~80만원의 보조금이 실리면서 갤럭시 S4가 10만원, 출시 열흘 남짓 된 팬택 베가 시크릿노트가 15만원에 판매되는 경우도 있었다. 갤럭시 메가, 베가 넘버6 등이 할부원금 0원에 팔리는 등 주말 보조금 시장이 크게 과열됐다.

통신사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서로의 탓만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아이폰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보조금을 강화해 주말 시장 과열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아이폰 출시 전날인 목요일부터 전반적으로 보조금 규모를 늘렸다”며 “SK텔레콤과 KT 아이폰 이용자가 자사로 번호이동할 경우 11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지침까지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KT가 목요일에 보조금을 올리면서 시장 과열을 촉발했고, SK텔레콤은 금요일부터, LG유플러스는 토요일부터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조금 규모도 경쟁사가 더 크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목요일 번호이동 순증은 400명에 불과했고, 금요일엔 800명이 순감했다”고 덧붙였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