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누가 크게 웃을까…삼성-LG, 주요사업 정반대로
사업구조를 재편 중인 삼성과 LG가 다른 방향으로 사업부문을 교통정리하고 있다.

삼성이 집중하는 분야는 LG가 포기하고, 반대로 LG가 키우려는 사업에선 삼성이 철수하는 식이다. 두 기업은 또 주력 사업 부문에선 상반된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과 LG가 반대 행보를 보이는 대표적 부문은 액정표시장치(LCD)용 유리기판. 삼성은 지난 23일 LCD 유리기판 업체인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지분을 모두 코닝에 매각했다. 코닝과 함께 중국에 짓기로 한 LCD 유리기판 공장도 짓지 않기로 하며 이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빼고 있다.

반면 LG는 LCD 유리기판 부문을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LG화학은 작년 10월 경기 파주에 유리기판 공장을 완공했다. 올 상반기에 추가로 2개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LCD용 유리 제조 기술이 있는 곳은 전 세계에 5개밖에 없어 사업 전망이 밝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비해 삼성은 LCD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LCD 유리기판 부문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통신장비에선 LG가 출구전략을 쓰고 있다. LG전자는 작년 말 통신장비 생산을 중단했다.주력 부문인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롱텀에볼루션(LTE) 장비 수요가 많다고

보고 세계 30여개국으로 진출 국가도 늘리고 있다.

삼성과 LG는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에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LED 완제품 사업을 부품(DS) 부문에서 소비자가전(CE) 부문 산하의 생활가전사업부로 옮겼다. 생활가전과 LED 마케팅 및 상품기획을 같이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대로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인 에어컨사업부 안에 있던 LED부문을 독립사업 조직으로 승격시켰다.

태양광에서도 두 기업의 행보는 다르다. 삼성은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에서 생산하는 결정형 태양전지 사업을 접고, 메모리 반도체처럼 생산하는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나 LG는 결정형 태양전지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태양전지 모듈과 태양광 발전소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두 기업의 움직임은 전기자동차 부품에서도 대비된다. LG는 전기차 배터리만 LG화학에 남겨두고 나머지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은 LG전자로 모았다. 반면 삼성은 각개격파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맡고 배터리는 삼성SDI, 모터는 삼성전기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부문에서 삼성과 LG가 대조되는 전략을 쓰고 있어 다른 기업들이 그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