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보건소 30% 올려 개찰…백신 부족해 접종 중단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부족해 강원도 내 각 시·군 보건소가 입찰에 들어갔지만, 물량 부족으로 잇따라 유찰, 백신 접종에 비상이 걸렸다.

춘천시보건소는 백신 물량이 부족해 지난 25일부터 3일간 인플루엔자 유료접종 3천명분에 대해 전국 의약품 도매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입찰공고를 냈다.

하지만, 29일 오전 11시 개찰 결과 단 한 개 업체도 입찰하지 않아 유찰됐다.

특히 기존 도내 보건소의 인플루엔자 백신 입찰가 7천479원에서 무려 30%를 올린 9천700원에 입찰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음 달 1일까지 재입찰에 나설 예정이지만 같은 가격에 입찰이 이뤄져 응찰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춘천시 보건소는 비상이 걸렸다.

춘천시는 65세 이상 노인이나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백신 접종 대상자 2만9천명에 대해 88%인 2만5천500여명이 접종을 마친 상황이지만 약 3천명 가량은 접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춘천시는 지난 28일부터 결국 백신 예방접종을 중단하고 보건소 앞에 접종 잠정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인 상태다.

또 춘천시가 위탁한 춘천지역 8곳 병·의원 가운데 3곳도 백신이 일찌감치 동나면서 2∼3일간 접종을 중단했다.

춘천시는 백신 확보 실패 원인으로 도매업체(도매상)들이 보건소의 백신 입찰가보다 단가가 높은 일반 병·의원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원주시보건소도 1만2천명 분에 대한 백신이 부족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입찰을 시행했지만, 두 번 모두 유찰돼 결국 수의계약을 통해 겨우 백신을 확보했다.

인구가 군 단위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시 지역 보건소는 애초 계획량보다 백신이 부족한 상황이 빚어져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춘천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백신 접종 추이에 따라 추가로 자체구매해 문제가 없었는데 올해는 일찌감치 백신이 부족해 이해할 수 없다"라며 "접종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백신을 알아보고 있지만 단가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해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강원도의 한 관계자는 "백신의 유효 기간이나 보관문제 등으로 전량을 구매하지 않고 있다가 일시적 품귀현상에 따라 일부 시·군 공급에 잠시 부족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현재 강원도는 춘천시를 제외하면 백신 접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ha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