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조각축제 600억 경제효과…WORLD ART '해변 조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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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이·타마라마서 열려
해변·절벽·모래사장 등 자연환경 최대한 활용
해변·절벽·모래사장 등 자연환경 최대한 활용
지난 24일 호주 시드니 동부의 본다이 해변에서 타마라마 해변까지 이어지는 1.5㎞의 산책로. 영국, 아일랜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많이 찾는 이곳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음달 10일까지 열리는 ‘2013 본다이 해변 조각전’을 보기 위해서다. 운동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청년,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간식을 챙겨 나온 엄마, 카메라를 목에 건 관광객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바다와 절벽 모래사장을 배경으로 곳곳에 전시된 조각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로 17회째인 ‘해변 조각전’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절벽 바위 모래사장 등 자연환경을 이용한 조각을 전시하는 행사다. 1997년 데이비드 핸들러가 덴마크 오르후스에서 열렸던 조각 전시회를 본떠 만들었다. 일반 조각전과 다른 점은 시드니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점. 예술작품은 언제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이 전시회는 관람객들의 감수성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처음엔 충분한 자금 없이 자원봉사와 후원으로 전시회를 시작했으나 지금은 시드니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주최 측이 2009년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해 5900만호주달러(약 600억원)의 경제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산됐다. 오페라하우스 외에는 여행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던 시드니는 이 전시회가 입소문을 타면서 한해 내국인 14만명, 외국인 4000~5000명을 끌어들였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올해에는 호주 중국 한국 덴마크 영국 등 14개국의 작가들이 작품을 냈다. 중국 작가 첸스화의 ‘버블 no:5’, 호주 작가 루시 험프리의 ‘호리즌’, 포르투갈의 카롤레 퍼넬레와 누노 마야가 함께 만든 ‘플라스틱 월드’ 등이 관람객의 주목을 끌었다. 김승환 안병철 문병두 등 한국 작가 세 명도 작품을 냈다. 각각 ‘오르가니즘’ ‘라이프-리플렉션’ ‘유어 플레이스’ 등의 작품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이 행사는 사전 공모를 통해 참여 작가를 뽑는다. 올해는 520명이 지원해 109명이 뽑혔다. 뽑힌 작가에겐 2000호주달러(약 200만원)를 지원하고, 작품이 팔리면 지원금을 회수한다. 전시품 가격은 1200호주달러(약 120만원)부터 15만호주달러(약 1억5000만원)까지 다양하다. 맥쿼리 현대자동차 등이 주요 후원사다.
전시를 총괄한 핸들러는 “전시회를 통해 예술가들은 자기 작품을 전시·판매할 기회를 얻을 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가들과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해마다 참가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