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스 라이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큐레이터가 28일(현지시간)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에 출품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310/AA.7987070.1.jpg)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는 내달 4일부터 일반에 공개하는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 전시회를 앞두고 언론 초청 사전 공개 행사가 열렸다.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훼손 우려로 반출 논란이 일었던 바로 그 전시회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그리스·로마 전시실 바로 옆 특별전시실은 경주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신라 고분 중 가장 큰 황남대총의 풍광이 담긴 동영상을 보며 안으로 들어서면 신라 금관과 허리띠, 장신구 등이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라이디 큐레이터는 “5세기 초에 이렇게 많은 금과 유리를 사용해 왕족의 장신구를 만든 건 신라가 거의 유일하다”며 “많은 양의 금을 어디에서 공수해 왔는지는 아직도 세계 미술사학계에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고분 출토품 관람을 끝내면 외국에서 제작돼 신라로 유입된 유물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중앙아시아와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타출기법의 은잔, 흑해 지역 또는 중앙아시아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황금 보검, 로마 유리그릇 등이다. 신라가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 문화 교류의 한 축을 담당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코너는 신라의 불교 미술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인 반가사유상이 특유의 온유한 미소를 드러내고 있는 곳이다. 반가사유상은 “너무 잦은 해외 반출로 훼손이 우려된다”며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반출 불허 결정을 내렸다가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과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설득으로 겨우 뉴욕행이 결정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 박물관의 이소영 큐레이터는 “반가사유상에는 감시카메라뿐 아니라 전담 보안 직원을 배치하는 등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를 후원하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제공해 관람객들이 신라 유물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했다. 울트라HD TV인 ‘85S9’를 통해 석굴암의 구조와 축조과정을 3차원(3D)으로 보여주는가 하면, 삼성미술관 리움의 ‘디지털 돋보기’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유물의 세세한 모습까지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회는 내년 2월23일까지 계속된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