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녹색경영, 결국 기업 경쟁력 높이는 길"
“법 기준을 적극적으로 지키다 보니 경쟁력이 저절로 생기더군요.”

구자현 삼성전기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은 29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3 대한민국 친환경 대전’에서 녹색경영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구 부사장은 “기업에서 환경·안전 관리가 뒷전이다 보니 일을 비전문가가 맡게 되고 직원들도 적극적이지 않은 사례가 많지만 삼성전기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소개했다. 그가 삼성전기 CFO를 맡은 뒤 이 회사는 환경·안전 임직원을 확충해 지금 120여명이 일하고 있다.

구 부사장은 선제적으로 녹색경영을 하다 보니 경쟁력도 덩달아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5년간 매년 생산능력을 20~30% 키웠지만 전력소비는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3년간 1015억원을 에너지 효율화에 투입해 24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봤다.

그는 “억지로 환경관리를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하자고 강조한다”며 “201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면 돈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색경영은 고객사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다. 구 부사장은 “고객사가 환경과 안전, 에너지 등에서 높은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는 세계적인 대기업인데, 삼성전기는 이런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사장의 녹색경영 지원은 삼성 계열사에서도 유별나다. 그는 “2004년 임원교육을 받았을 때 동기 6명과 팀을 이뤄 환경관련 프로젝트를 했다”며 “영화 투모로우(지구온난화가 초래한 빙하기를 그린 2004년 미국 영화) 등을 보고 삼성 차원의 대책을 연구했었는데 온실가스 배출 등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녹색경영 노하우를 협력사에도 전수하고 있다. 온실가스 규제 가시화로 협력사들의 불안감은 크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이어서 환경 등에 쓸 예산은 충분치 않아서다.

구 부사장은 마산고, 부산대 경영학과를 나와 삼성전자에서 재무업무를 익혔고 유럽 등 해외법인 근무를 거쳤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