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다각화의 축복…금호석화·삼성정밀·OCI 한우물의 배신
3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국내 화학 기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럽 및 중국시장 수요 감소로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LG화학롯데케미칼 등은 표정이 밝다. 반면 특정 분야로 전문화한 금호석유화학과 삼성정밀화학, OCI 등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 대신 전지 및 정보전자소재 부문 덕에 수익성을 유지했다. 전지 부문은 3분기 매출 7075억원, 영업이익 34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111.7% 증가했다. 폴리머 전지 등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작년보다 생산 규모를 50% 이상 확대한 덕분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머 전지는 최근 스마트폰 고용량화와 슬림화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는 매출 7879억원에 영업이익 1024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1%, 영업이익은 13.6% 늘었다. 3차원(3D) 영상을 구현하는 핵심 소재 등의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사업 다각화를 이루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회사는 3분기 매출 4조393억원에 영업이익 1717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146.8%에 달한다. 합성섬유의 원재료인 모노에틸렌글리콜(MEG)의 수익성 증대로 이익이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MEG 시장점유율 80%로 1위 기업이다. 미국 및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범용 플라스틱 제품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수요가 증가한 것도 이익 증대에 기여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과 삼성정밀화학 등은 주력 제품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수요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3분기 매출 1조1921억원에 영업손실(-16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삼성정밀화학은 3분기 매출 3247억원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6.8%)과 영업이익(-79.1%) 모두 크게 줄었다. 유럽 건축시장 침체로 건축용 첨가제인 메셀로스의 현지 판매가 줄어들어서다. 메셀로스는 시멘트, 석고 등을 이용한 건축재료에 보습, 윤활 기능을 하는 고기능 첨가제다. 또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도 3분기 영업손실 570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