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한파에…경남기업 '워크아웃 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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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부진 심화…2650억 연말 상환 불가능
신한은행 등에 500억 긴급지원 요청
채권단 "30일 회의서 개시 여부 검토"
신한은행 등에 500억 긴급지원 요청
채권단 "30일 회의서 개시 여부 검토"
시공능력평가 순위 21위인 경남기업이 두 번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29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등 채권금융회사에 워크아웃 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또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500억원의 긴급 자금지원과 함께 추가로 1500억~2000억원의 자금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경남기업은 당초 연말까지 차입금 상환에 필요한 265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사유보금 회수와 담보대출 등으로 모두 3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결국 워크아웃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회사들은 경남기업이 지난달 30일까지 갚아야 할 188억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B2B대출)을 이달 11일에서야 결제하자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30일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경남기업 워크아웃 개시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주거래은행인 수출입은행을 대신해 신한은행이 경남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은 대아그룹 계열사로 1951년 8월에 설립된 시공능력 순위 21위의 종합건설회사다. 2009년 1월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돼 2011년 5월 졸업했다. 하지만 국내외 사업 부진으로 직원 월급 지급이 밀릴 정도로 경영난을 겪어왔다. 6월 말 현재 총자산과 부채는 각각 1조8275억원, 1조2517억원이며 부채비율은 217.4% 수준이다.
경남기업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행·시공한 복합센터 ‘랜드마크72’ 건물에서 아파트를 제외한 9000억원 규모의 호텔과 오피스, 전망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광주 수완지구에 전기와 난방을 공급하는 수완에너지와 온양관광호텔 등도 자산으로 갖고 있다. 랜드마크72는 높이 350m의 베트남 최고층 건물로 외국 투자 단일사업 중 최대 규모인 약 1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경남기업은 워크아웃 개시 여부와 상관없이 베트남 소재 랜드마크72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랜드마크72 호텔 등 자산가치가 9000억원 수준이고, 팔리게 되면 1조원 이상의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경남기업의 최대주주는 성완종 새누리당 의원으로 340만1336주, 21.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맡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