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올리고자 신혼부부에 무이자 대출 등의 장려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터키 일간지 자만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트마 샤힌 가족사회부 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신혼부부가 10만리라(약 540만원)를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샤힌 장관은 또 “임신이나 출산하면 대출 상환 기간을 연장해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정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2011년에 저출산으로 노동인구가 감소한다고 지적하고 각 가정이 최소 자녀 3명을 낳아야 한다고 말한 이후 출산장려책 논의가 시작됐다.

에르도안 총리는 여러 차례 최소 3명 출산을 강조해 정권이 자녀 수까지 간섭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고 여성의 근로를 장려하는 이른바 ‘3자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터키 가족사회부 관계자는 “여성 고용률이 70% 수준인 프랑스를 위주로 외국 사례를 검토해 근무시간 유연제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책에는 여성 근로자가 임신하면 고용주가 전근을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터키 통계청은 지난해 인구가 7560만명으로 세계 18위를 기록했지만 고령화가 진행하면서 2075년에는 24위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는 동시에 고질적 사회 문제인 미성년자 결혼은 근절하기로 했다. 샤힌 장관은 전날 뉴스채널 하베르튀르크에 출연해 “미성년자를 결혼시킨 부모에 대한 처벌을 50%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성년자를 결혼시킨 부모는 징역 8~15년형에 처하고 있으나 샤힌 장관이 밝힌 계획대로 법안이 통과된다면 최고 22년으로 늘어난다. 샤힌 장관은 “현행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어 처벌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제테페대학의 연구결과 터키의 15~19세 여성 9.6%가 결혼했으며 이 연령대에 결혼한 여성의 70%가 임신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