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주사와 폐렴구균 예방주사는 겨울철 노인건강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한경DB
독감주사와 폐렴구균 예방주사는 겨울철 노인건강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한경DB
부쩍 차가워진 날씨 탓에 독감 주사를 맞으려고 급히 보건소를 찾았다가 헛걸음을 하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독감 백신을 접종하려는 고령자가 늘었지만 지역보건소의 백신 물량 부족으로 접종할 수 없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독감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실제 보건소에서 예방주사를 맞으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등 2차적인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고령층의 독감백신접종이 필수다. 질병관리본부는 늦어도11월까지는 65세 이상 고령자, 심장·폐질환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 등 독감 우선접종 대상자에게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고령층 접종 시기는

통상적으로 독감은 겨울과 봄철에 유행한다. 질병관리본부의 최근 4년간 조사에 따르면 독감은 11월 말부터 유행기준선을 넘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한다. 유행시기를 고려해 지나치게 늦거나 이른 접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가 지나면 11월부터는 독감이 유행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하므로 그 전에 접종해야 한다.

특히 독감 감염에 취약한 65세 이상 고령층은 적기 접종이 중요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독감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 중 약 70%는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독감으로 인해 폐렴, 탈수증, 천식 및 당뇨와 같은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만성질병이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독감 유행시기와 효과지속기간을 고려해 적기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중요하다”며 “백신접종후 항체 생성까지 2~4주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노인 독감백신은 11월까지맞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면역력 약한 고령층, 면역증강 백신

고령층의 높은 예방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높은 건 면역력 문제와 관련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면역 체계 변화로 인해 백신에 대한 항체 생성 및 반응이 낮아 접종 후에도 예방효과가 떨어진다.

고령층은 건강한 성인에 비해 면역 지속 기간도 짧다. 일반 독감 백신이 건강한 성인에게 70~90% 면역반응을 보이는 것과 달리 고령층은 효과가 17~53%에 불과하다. 때문에 최근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독감백신이 고령층의 독감예방 효과를 높이는 방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연구소
(NIAID) 연구 결과 65세 이상 고령층에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독감백신이 일반 백신보다 약 18~43%까지 높은 면역 반응과 항체 수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이원표)도 65세 이상 고령층에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노인전용 독감백신 접종을 권장하고있다. 국내에서는 한국노바티스가 가까운 병·의원을 통해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노인전용 독감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