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내달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힐 전망이다. 지난 5월 글로벌인재포럼 자문회의에 참석한 한 회장. 한경DB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내달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힐 전망이다. 지난 5월 글로벌인재포럼 자문회의에 참석한 한 회장. 한경DB
신한금융호(號)를 이끌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조만간 본격화된다. 라응찬 신상훈 이백순 등 3인의 최고경영자(CEO) 가 이전투구를 벌인 이른바 ‘신한 사태’의 여진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회장 인선의 결과에 금융가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65)은 내달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일단 마땅한 도전자가 없는 상황이라 한 회장의 연임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음달 14일 이사회 주목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다음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이사회는 먼저 내년 3월23일 임기 만료를 앞둔 한 회장에게 연임 의사를 묻게 된다. 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바로 활동에 들어간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CEO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한 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3개월 전(12월22일)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정할 방침”이라며 “회추위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위원장인 김기영 전 광운대 총장을 비롯해 남궁훈 전 생명보험협회장, 필립 아기니에 BNP파리바 아시아리테일부문 본부장, 고부인 (주)산세이 대표, 권태은 전 나고야외국어대 교수 등 5명의 사외이사와 사내이사인 한 회장 등 총 6명이다. 다만 한 회장이 연임 의사를 표명하면 회추위에서 빠지게 된다.

◆연임 가능성 높지만 변수도 적잖아

현재로선 한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내외부를 통틀어 한 회장과 경쟁할 마땅한 대항마가 없어서다.

신한금융은 내부 인사를 우선적으로 후보로 고려한다. 한 회장을 포함해 서진원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그룹 경영회의 멤버가 대상이다. 하지만 자회사 CEO들이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외부에선 고영선 교보생명 상임고문(69·전 신한생명 부회장), 최영휘(68)·이인호(70) 전 신한금융 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이들 모두 회추위 규정에 있는 연령 제한에 걸린다. 만 67세를 넘으면 회장 후보에 공모할 수 없고 만 67세 이상인 회장이 연임하는 경우 재임 기한은 만 70세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65)은 연령 제한에 걸리지 않지만 도전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변수도 적잖게 남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외풍’ 가능성이다. 불법계좌 조회 등으로 어수선한 틈을 이용해 외부 인사가 회장 자리를 탐낼 수도 있다. 신한 출신 중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사람이 본격적으로 회장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 12월께 예정된 신한사태 관련 2심 결심 공판 결과와 계좌 불법 조회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각에선 한 회장이 3년 전 회장직에 도전할 당시 사외이사들에게 연임할 경우엔 임기를 1년씩으로 정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도 있다. 한 회장은 이에 대해 “회장 취임 후 검토했지만 그룹 경영의 안정성을 위해 접었던 방안”이라며 “면접 과정에서 사외이사들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연임) 의사를 밝힌 뒤 정해진 스케줄대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