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소비자에게 도움되는 '비교 광고'를
얼마 전 한국 힙합계 초유의 ‘디스전’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영어 단어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준말인 ‘디스’는 상대방을 비판하거나 깎아내린다는 뜻이다. ‘디스 문화’가 확산되면서 광고계에서도 ‘디스 광고’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디스 광고는 비교 광고의 범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효과적인 디스 광고는 광고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리더십을 확보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도전하는 입장의 기업들은 자사에 유리한 메시지를 던지며 우위 요소를 강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디스를 ‘당하는’ 업체로서는 똑같이 디스 광고로 맞서는 순간 동급의 경쟁사임을 인정하는 상황이 되거나, 유연하지 못하게 대처하면 ‘재미없고 딱딱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독일 자동차업체 BMW는 아우디를 겨냥해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최고의 자동차로 선정된 아우디를 축하합니다. 2006년 세계 최고의 차에 선정된 BMW부터’라는 광고를 만들었다. 이에 아우디는 ‘2006년 세계 최우수 자동차 BMW를 축하합니다. 르망24 레이스 6년 연속 우승자 아우디로부터’라며 맞불을 놓았다. 아우디는 자사 차량의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강점을 우회적으로 주장하면서도 재치 있게 대응했다. 디스 광고는 이처럼 재치 있으면서도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포인트다.

최근 타이어 업계에도 디스 광고가 등장했다.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마모 수명 보증제 관련 TV 광고에서 ‘한국에 없던 새로운 생각’이란 카피를 들고 나왔다. 경쟁사 한국타이어가 떠오를 여지가 있는 표현이기도 한 것이 흥미롭다. 한국타이어의 반응이 자못 궁금해진다.

광고의 소비자는 대중이다. 기업들은 더 높은 품질과 서비스 등 소비자 편익을 위한 공정한 경쟁에 힘쓰고, 광고계 또한 기업과 대중 사이에서 긍정적인 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심성욱 <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