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크는 TV 홈쇼핑
홈쇼핑업계에 모바일 바람이 거세다. TV나 컴퓨터를 통한 구매는 주춤한 반면 홈쇼핑의 모바일서비스를 이용한 소비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프라임타임’도 오전 10시에서 저녁 퇴근 시간과 취침 전으로 바뀌는 추세다. 각 업체는 상품 알림서비스는 물론 모바일 이용자에게만 판매하는 이벤트를 개최하며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TV 밖으로 나온 홈쇼핑
CJ오쇼핑, GS샵, 현대홈쇼핑 등 3대 홈쇼핑업체의 3분기 실적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모바일의 약진이다. CJ오쇼핑은 올 3분기 840억원어치를 모바일에서 판매했다. 1분기(350억원)와 2분기(572억원)보다 성장세가 가팔라졌을 뿐 아니라 3분기만으로도 작년 전체 취급액(730억원)을 15%가량 넘어섰다. GS샵과 현대홈쇼핑도 3분기에 각각 740억원, 300억원의 모바일 취급액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취급액보다 각각 60%, 10%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TV와 인터넷 등을 통한 구매는 정체 상태다. CJ오쇼핑은 올 3분기 TV 취급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소폭이긴 하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GS샵의 증가율은 4%대에 그쳤다. 인터넷 쇼핑 감소세는 더 컸다. GS샵의 올 3분기 인터넷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진율이 0%에 가까운 인터넷 비중이 줄고 4%대인 모바일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홈쇼핑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엄지족 잡아라’

이에 따라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는 ‘엄지족’을 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CJ오쇼핑은 최근 20~30대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신발 브랜드 탐스(TOMS)를 판매한다’는 알림을 보낸 결과 하루에 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일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서영규 CJ오쇼핑 e사업본부장(부사장)은 “고객군을 세분화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모바일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특정 고객군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GS샵은 지난 8월부터 모바일 전용 이벤트인 ‘핫 딜’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요일에 한 품목을 정해 모바일 이용자에게만 판매하는 코너다. 이찬우 GS샵 모바일커머스팀장은 “핫 딜로 물건을 산 사람 중 20%가 GS샵을 처음 방문한 고객”이라며 “신규 고객 유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11월 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할 계획이다. 태블릿PC 버전을 새롭게 출시하고 결제 수단도 추가하기로 했다.

프라임 타임도 변하고 있다. 홈쇼핑은 통상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오전 10시’에 주요 상품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후 6시’와 ‘밤 11시’가 중요해졌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혹은 잠들기 직전 누워서 쇼핑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GS샵의 최근 조사 결과 모바일주문이 가장 많은 시간은 평일 오후 6시~밤 12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