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높으면 골 깊지만…올해 주가 출렁인 종목은?
산 높으면 골 깊지만…올해 주가 출렁인 종목은?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은 주식시장에서 자주 회자되는 속담이다. 주가의 변동폭이 큰 종목은 기대 수익률이 높은 대신 손실 위험도 크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50 종목(분할상장한 네이버 제외) 중 올 들어 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롤러코스터주’는 현대상선 롯데케미칼 삼성엔지니어링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 종목은 최저가 대비 최고가 비율이 100% 이상이다. 코스피50 종목의 평균 주가 변동폭 45%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천당과 지옥 오간 현대상선

투자자들을 가장 많이 울리고 웃게 한 종목은 현대상선이다. 이 종목은 지난 5월2일 9240원까지 떨어졌다 8월16일 2만4650원까지 올라 변동폭 166.77%를 기록했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을 대표하는 상장사라는 이유로 대북 경협주로 분류된다. 업황 이외의 외부변수에 의해 주가가 출렁이는 일이 잦다. 지난 8월 주가가 급등한 것도 개성공단 협상이 재개된다는 소식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외부 효과가 사라진 지금 이 종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금난이 여전한데다 해운 업황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종목의 31일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7.72% 떨어진 1만3750원이다. 같은 업종에 속해 있는 한진해운이 업황 악화로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들어 153.68%의 변동성을 보였다. 연초 18만원에 육박했던 주가가 점점 우하향해 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해외 부실수주가 어닝쇼크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타격을 받은 사례다.

변동성 103.91%로 롤러코스터주 3위에 오른 롯데케미칼의 올해 주가 그래프는 뚜렷한 ‘V자’ 모습을 띠고 있다. 2월20일 26만1000원까지 오른 롯데케미칼은 화학 업종의 실적 부진으로 6월24일 12만8000원까지 하락했다가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3분기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실적 개선 움직임 등으로 연초 주가의 80% 수준을 회복했다.

○초지일관 꾸준한 KT&G

올 들어 가장 낮은 변동성을 보인 종목은 KT&G였다.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13.29%에 불과했다. 주력 상품인 담배가 경기를 타지 않고 꾸준히 판매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 LG, 삼성카드 등도 주가 변동폭이 20% 미만이었다.

코스피50에 편입돼 있는 종목은 상대적으로 시총이 클수록, 경기 민감도가 낮을수록 주가의 진폭이 작았다. 시총 상위 5개 종목인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의 주가 편차는 26~45%로 코스피50 종목 평균치를 밑돌았다. 내수 종목으로 분류되는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의 은행주 역시 최고가와 최저가 편차가 30% 내외로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별 경기 사이클이 짧아진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같은 정치적 변수까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로 인해 과거 진중한 움직임을 보였던 대형주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심하게 요동치는 현상이 수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