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대규 휴맥스 사장이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자동차 전자장치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남=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변대규 휴맥스 사장이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자동차 전자장치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남=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정보기술(IT)이 결합되면서 자동차 실내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안전’을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집니다. 휴맥스가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31일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만난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자동차 전자장치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휴맥스는 지난 3년간 25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9월 17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자동차 전자장치 전문업체 대우아이에스(현 휴맥스오토모티브) 지분 67%를 취득했다.

○시장개척은 기업의 사명

휴맥스오토모티브는 1971년 대우일렉트로닉스(현 동부대우전자)의 차량오디오 사업부로 출발했다. 분사는 2007년 이뤄졌다. GM과 르노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해 지난해 매출 2413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각각 올렸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휴맥스가 이 회사를 인수한 것은 차량용 멀티미디어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15년 세계 자동차 전자장치 시장은 2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변 사장은 “자동차에 스마트폰 등 IT가 접목되면서 차량용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등 멀티미디어가 융합, 운전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는 ‘카 인포테인먼트’ 혁신이 일고 있다”며 “멀티미디어를 안전하게 구동하려면 소프트웨어가 중요하고, 소프트웨어는 휴맥스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휴맥스의 DNA 접목

휴맥스가 휴맥스오토모티브에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은 당시 40명에서 현재 110명으로 늘어났다.

변 사장은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주를 주던 소프트웨어 기능을 회사 안으로 다시 흡수하고 휴맥스의 혁신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제조 품질과 구매, 공급망 등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휴맥스와 휴맥스오토모티브는 고객을 뺀 모든 분야에서 시너지(상승효과)가 난다”며 “단시간에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전자장치는 길게 보면 셋톱박스보다 훨씬 더 큰 산업”이라며 “향후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휴맥스오토모티브 올해 실적은 매출 2700억원, 영업이익 2% 수준으로 변 사장은 예상했다.

○“셋톱박스 매출 15% 성장”

변 사장은 “셋톱박스와 공유기가 결합하고 통신과 방송이 융합하는 두 트렌드를 휴맥스가 주도하고 있다”며 “셋톱박스 산업 자체의 성장성은 둔화되고 있지만 휴맥스 시장 지배력은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15% 정도 성장하고 내년에도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1989년 휴맥스를 세워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일군 창업 1세대답게 변 사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업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변 사장은 “창업을 활성화하는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가벼운’ 창업이 많은 것 같다”며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전략적인 창업이 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지난 16년은 ‘디지털화’ ‘스마트폰’이 거시적인 환경 변화를 주도했다”며 “기후 및 에너지 변화, 고령화 등 큰 그림에 초점을 둔 창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