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위기가 기회…휜 화면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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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삼성디스플레이
취임 이후 주1회 이상 현장 방문…"언제나 최선 다하는 자세 갖춰라"
올 6조5000억원 설비 투자
쑤저우 공장 발판 中시장 공략…지역 특화전략으로 성장 지속
취임 이후 주1회 이상 현장 방문…"언제나 최선 다하는 자세 갖춰라"
올 6조5000억원 설비 투자
쑤저우 공장 발판 中시장 공략…지역 특화전략으로 성장 지속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실력자죠. 시황이 어렵다고 주저하면 패배할 뿐입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은 틈만 나면 임직원에게 “위기가 기회”라고 강조한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경쟁력을 갖추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어서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황이 악화하면서 김 사장의 ‘위기돌파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 최고 성수기로 통하는 3분기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급락했다. TV 소비를 늘려온 중국이 보조금 정책을 중단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TV 수요도 위축되고 있어서다.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패널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도 김 사장은 “길이 있다”고 자신한다. 특유의 자신감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어려운 시황을 돌파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업계 최고의 경영성과 달성
김 사장은 작년 12월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취임했다. 작년 7월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옛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로 통합한 지 5개월 만이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프리미엄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휠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무결점 곡면(커브드) OLED TV, 초고화질(UHD) TV 패널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런 신제품 덕에 지난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3분기 8조900억원의 매출에 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2.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 경쟁력을 차별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해 지속적으로 수율과 품질을 개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취임 이후 줄곧 주 1회 이상 현장 방문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는 임직원에게 “늘 준비하는 자세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누가 온다고 반짝 대비할 것이 아니라 언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와 준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회사의 미래가 사람에 달렸다고 보고 인재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평소 사내 논문 발표대회, 제조혁신 경진대회 등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행사에 직접 참석한다. 단순히 참관하는 게 아니라 각종 기술과 제품에 대해 논평하며 직원들을 격려한다. 그는 “지식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을 갖고 쉼없이 연구하는 인재야말로 회사의 최고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9월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데이’ 행사에 참석한 게 대표적인 예다. 김 사장은 서울대 학생들의 연구 결과물을 꼼꼼히 살피고 발표자들의 설명도 끝까지 경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휘고 접히는 스마트폰, 투명한 노트북, 접는 TV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을 위해 적극 도전해달라”고 주문했다.
○현지 특화 전략으로 중국시장 공략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이 회사는 6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작년 전체 매출의 20%에 이르는 금액이다. 고부가가치 LCD용 설비와 스마트폰용 OLED 설비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 완공한 쑤저우 LCD 공장에도 대규모 설비를 계속 투입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0월 쑤저우 공장을 완공, 중국 내에 완벽한 LCD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에 더욱 발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CD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 TV용 패널시장이 연간 2억대가 넘었는데, 중국 내 생산량만 5000만대를 넘겼기 때문이다. 내년엔 중국 BOE와 LG디스플레이도 중국에 8세대 LCD 공장을 완공한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지역 특화 전략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해가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25일 쑤저우에서 열린 준공식에 참석해 “중국 고객들의 요구를 빨리 파악하고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가장 빠르게 공급해 중국 시장에서 계속 성장하겠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시장 공략도 강화하기로 했다. 소형뿐 아니라 중대형 OLED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고가 제품에서 중가 제품까지 시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대표주자다. 올 9월 휘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라운드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기존의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써 얇고 깨지지 않는 게 강점이다. 김 사장은 “다양한 기술이 적용돼 더 발전된 형태의 플렉시블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월부터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을 맡으며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기술 유출 사건으로 시작된 LG디스플레이와의 갈등도 9월 소송을 서로 취하하면서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특허 라이선스를 공유해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재에서 부품, 장비, 패널 산업까지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다”며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지켜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은 틈만 나면 임직원에게 “위기가 기회”라고 강조한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경쟁력을 갖추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어서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황이 악화하면서 김 사장의 ‘위기돌파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 최고 성수기로 통하는 3분기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급락했다. TV 소비를 늘려온 중국이 보조금 정책을 중단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TV 수요도 위축되고 있어서다.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패널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도 김 사장은 “길이 있다”고 자신한다. 특유의 자신감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어려운 시황을 돌파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업계 최고의 경영성과 달성
김 사장은 작년 12월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취임했다. 작년 7월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옛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로 통합한 지 5개월 만이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프리미엄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휠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무결점 곡면(커브드) OLED TV, 초고화질(UHD) TV 패널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런 신제품 덕에 지난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3분기 8조900억원의 매출에 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2.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 경쟁력을 차별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해 지속적으로 수율과 품질을 개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취임 이후 줄곧 주 1회 이상 현장 방문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는 임직원에게 “늘 준비하는 자세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누가 온다고 반짝 대비할 것이 아니라 언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와 준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회사의 미래가 사람에 달렸다고 보고 인재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평소 사내 논문 발표대회, 제조혁신 경진대회 등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행사에 직접 참석한다. 단순히 참관하는 게 아니라 각종 기술과 제품에 대해 논평하며 직원들을 격려한다. 그는 “지식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을 갖고 쉼없이 연구하는 인재야말로 회사의 최고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9월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데이’ 행사에 참석한 게 대표적인 예다. 김 사장은 서울대 학생들의 연구 결과물을 꼼꼼히 살피고 발표자들의 설명도 끝까지 경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휘고 접히는 스마트폰, 투명한 노트북, 접는 TV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을 위해 적극 도전해달라”고 주문했다.
○현지 특화 전략으로 중국시장 공략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이 회사는 6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작년 전체 매출의 20%에 이르는 금액이다. 고부가가치 LCD용 설비와 스마트폰용 OLED 설비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 완공한 쑤저우 LCD 공장에도 대규모 설비를 계속 투입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0월 쑤저우 공장을 완공, 중국 내에 완벽한 LCD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에 더욱 발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CD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 TV용 패널시장이 연간 2억대가 넘었는데, 중국 내 생산량만 5000만대를 넘겼기 때문이다. 내년엔 중국 BOE와 LG디스플레이도 중국에 8세대 LCD 공장을 완공한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지역 특화 전략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해가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25일 쑤저우에서 열린 준공식에 참석해 “중국 고객들의 요구를 빨리 파악하고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가장 빠르게 공급해 중국 시장에서 계속 성장하겠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시장 공략도 강화하기로 했다. 소형뿐 아니라 중대형 OLED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고가 제품에서 중가 제품까지 시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대표주자다. 올 9월 휘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라운드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기존의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써 얇고 깨지지 않는 게 강점이다. 김 사장은 “다양한 기술이 적용돼 더 발전된 형태의 플렉시블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월부터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을 맡으며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기술 유출 사건으로 시작된 LG디스플레이와의 갈등도 9월 소송을 서로 취하하면서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특허 라이선스를 공유해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재에서 부품, 장비, 패널 산업까지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다”며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지켜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