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동부 화롄(花蓮)현에서 31일 오후 8시2분(현지시간)께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해 간선 교통 운행이 부분적으로 차질을 빚고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일시 정지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대만 중앙기상국에 따르면 진원은 북위 23.55도, 동경 121.42도, 깊이 19.5㎞ 지점이다. 이곳은 화롄현 지방정부 청사에서 서쪽으로 52.9㎞ 떨어진 내륙으로 대리석 자연 침식으로 생긴 협곡과 절벽이 유명한 타이루거(太魯閣) 국립공원과도 가까운 곳이다.

재난 당국은 이날 지진으로 화롄과 타이둥(臺東)현을 잇는 동해안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고 밝혔다. 수도 타이베이시도 일부 구간의 지하철 운행을 중단했다가 안전점검을 거쳐 운행을 재개했다.

타이위안(桃園) 국제공항에서는 승객들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TSMC 공장 3곳은 지진 발생 후 직원들이 대피하는 바람에 수 분간 가동을 멈췄다. 마이클 크레이머 TSMC 대변인은 직원들이 이후 작업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다른 반도체 제조사 UMC 공장도 일부 생산라인을 정지시켰으며, 수 시간 내로 가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류치둥(劉啓東) 최고재정책임자(CFO)가 말했다.

이날 지진으로 화롄현 진도 6, 인근 이란(宜蘭)현과 타이둥현, 신베이(新北)시 등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각각 감지됐다. 대만 당국은 현재까지 인명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