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생기도는 ELS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시장에 모처럼 볕이 들었다. 10월 ELS 발행액이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4조원대를 회복했다. 주가지수 상승으로 조기상환이 이뤄진 상품이 많아져 재투자된 자금도 함께 늘었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10월 ELS 상품 발행액은 전달 2조3959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4조3065억원에 달했다. 발행 상품의 숫자도 1589종으로 전달 1141종보다 400종 이상 많았다.

ELS 시장이 전성기였던 올초 수준을 회복한 것은 주요국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홍콩 증시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국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기존 ELS 상품이 대거 조기상환됐고, 자금 여유가 생긴 투자자 중 상당수가 새 ELS 상품에 재가입했다는 설명이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ELS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되는 홍콩H지수가 발목을 잡아 조기상환되지 않은 ELS 상품이 많았다”며 “이 상품들이 홍콩H지수 회복으로 한꺼번에 조기상환됐다”고 설명했다.

DLS는 기초자산으로 주로 활용되는 금과 은의 가격이 연초 대비 30~40% 내리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금과 은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DLS 상품에 몰렸다는 설명이다.

10월 거래량만 보고 ELS, DLS 시장의 회복을 점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10월에는 공모주 청약에 기관이 대거 참여했다”며 “시장이 회복세인 것은 맞지만 순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액만 따로 계산하면 통계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