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영역 넓히는 아마존…이번엔 '드라마 실험'
아마존닷컴을 더 이상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란 수식어만으론 설명하기 어려울 듯하다. 1992년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2007년 전자책 ‘킨들’ 출시와 지난 8월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의 워싱턴포스트 인수에 이어 영상콘텐츠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콘텐츠 거래 플랫폼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아마존이 2010년 설립한 인터넷 영상콘텐츠 자회사 ‘아마존 스튜디오’를 통해 드라마 제작 과정의 틀을 바꾸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 TV 방송사들이 드라마 방영 결정 시 시청자 의견 반영 없이 내부 경영진의 판단에 따르는 것과 달리, 사이트에 자체 제작 드라마의 파일럿 프로그램(시험제작 방송) 일부를 먼저 공개한 뒤 시청자 반응을 모아 드라마 방영 여부를 정할 때 중요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청자와 콘텐츠 제공자의 1 대 1 소통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아마존 스튜디오에선 드라마 시나리오를 상시 모집하고, 채택된 시나리오를 쓴 작가에겐 5만5000달러(약 5800만원)를 준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자체 심사를 통과한 드라마 시나리오 중 일부를 파일럿 프로그램 형식의 에피소드로 만들어 사이트와 유튜브에 올린 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꼼꼼히 조사한다. 분석 항목은 별점 매기기와 내용 전개, 출연 배우에 대한 취향 등 매우 세세하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드라마 방영이 최종 확정된 후 시청률이 높으면 해당 드라마 작가에게 수익의 5%를 배분하고, 회당 2500~4000달러(약 265만~424만원)의 추가 원고료도 지급한다. 이달 중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방영 예정인 정치 코미디 드라마 ‘알파 하우스’도 이 같은 과정으로 만들어졌다. WSJ는 “아마존의 이 같은 시도에 대해 ‘지나치게 대중 영합적’이란 비판과 ‘드라마 제작 진출의 문턱을 낮췄다’는 환영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