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되기 시작한 지 석 달이 지났다. 국산 및 연근해에서 잡힌 생선은 외면당하고 먼바다에서 수입된 생선만 잘 팔리는 현상이 굳어지고 있다. 어민들은 오히려 일본으로의 수출 확대를 꾀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수산물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3.3% 늘어났다. 8월 초 일본 방사능 오염수 누출이 알려지면서 수산물 매출이 급감한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8월과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6.0%, 29.0% 매출이 줄어들었다. 이마트에서는 10월 수산물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5% 줄었지만 9월(-16.3%)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줄었다.

하지만 품목별로 살펴보면 국내산을 비롯한 연근해에서 주로 잡히는 수산물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 고등어는 전년 동월 대비 44.0% 판매가 줄었고, 명태도 66.0% 감소했다. 굴도 제철을 맞았지만 판매가 10.4% 감소했다. 이마트 역시 고등어와 명태 판매가 각각 29.1%, 36.5% 줄었다.

유통업계는 “이달 들어 수산물 매출이 증가한 것은 외국산 수산물을 대폭 늘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초 10만마리의 랍스터를 들여와 판매했고,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2만마리에 이어 최근 10만마리의 랍스터를 추가로 들여와 판매했다. 지난달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랍스터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4배, 548배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노르웨이 등이 주 산지인 연어도 3배가량 매출이 늘었다.

어민들은 국내에서 판매가 여의치 않자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주 타깃은 일본 미국 등이다. 정삼근 통영굴수협 판매과장은 “일본과 미국 등으로 굴 수출이 늘면서 굴 경매가격이 전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경매초기인 10월 중순에는 지난해보다 10%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됐었다.

전복 판매가 전문인 ‘완도전복’은 일본으로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현재 전복 가공 공장을 건설 중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