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플러스·GS도 "변종 SSM 중단"
롯데슈퍼 홈플러스 GS리테일 등도 ‘변종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1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변종 SSM) 추가 출점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것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변종 SSM이란 대형 유통업체에서 물건을 받아 영업하는 중소형 슈퍼(상품공급점) 중 대기업 상호를 간판에 달고 있는 곳을 말한다.

롯데슈퍼는 3일 상품공급점 간판에 자사 상호와 로고를 붙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앞으로 상품공급점에는 ‘롯데슈퍼 상품취급점’이라는 지름 50㎝ 이하의 스티커만 붙일 것”이라며 “롯데슈퍼 상호가 들어간 유니폼과 전단지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와 GS리테일도 상품공급점에 자사 상호를 쓰지 않고 결제단말기 제공 등 경영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K슈퍼’, GS리테일은 ‘GS 수퍼’를 운영 중이다. GS리테일은 GS라는 상호를 쓰지 않은 채 순수한 상품공급 사업만 한다는 방침이다.

중소 상인들은 그간 상품공급점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해 왔다. 상품공급점이 대기업 직영 점포로 인식돼 매출을 늘리는 효과를 얻은 반면 주변 상인들의 매출은 줄었다는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상품공급 사업이 기존 도매업자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마트는 자회사 에브리데이리테일을 통해 235개의 상품공급점과 135개의 이마트에브리데이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312개의 상품공급점을 두고 있다. 홈플러스와 GS리테일도 올 들어 상품공급 사업에 뛰어들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지자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17명은 상품공급점을 영업규제 대상에 포함시킨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발의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상품공급점도 대형마트처럼 월 2회 공휴일에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

정 부회장,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지난 1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의 법 개정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