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김우중의 시련] 비자금 있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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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男 '베트남 골프장 인수' 의혹의 눈길
"대우 몰락前 합법적 증여 받은 것" 반박
"대우 몰락前 합법적 증여 받은 것" 반박
‘김우중 추징법’을 둘러싼 시각차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불법 은닉 재산이 존재하느냐’에서 비롯된다. 추징법이 필요하다고 보는 쪽에선 김 전 회장이 그룹 몰락 과정에서 상당한 재산을 숨겨뒀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과연 김 전 회장의 은닉 재산은 있는가 없는가.
김 전 회장은 대우가 망하기 직전인 1999년 8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과 대우중공업 주식 등 1조3006억원어치의 사재를 출연했다. 대우가 망한 뒤에는 서울 방배동 주택과 경기 안산시 농장이 채권단에 압류돼 2002~2003년 115억원에 경매 처리됐다.
이런 가운데 김 전 회장이 베트남에서 호화생활을 한다는 소문과 함께 삼남인 선용씨(코랄리스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차명 재산이 흘러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우중 추징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지난달 일부 언론에서 선용씨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선용씨가 대주주로 있는 옥포공영이란 회사가 페이퍼컴퍼니(노블에셋)를 통해 베트남 골프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은닉 자금이 사용됐다는 것.
또 선용씨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투자회사가 베트남 하노이에 대형 주상복합 건물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김 전 회장의 은닉 재산이 사업 밑천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보도도 나왔다.
선용씨는 이에 대해 지난달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명했다. 그는 “옥포공영 지분을 인수하는 데 든 자금은 1991~1996년 부동산과 주식을 증여받은 돈으로, 양도세와 증여세를 모두 냈다”며 “(옥포공영 지분 인수에 대해) 2004~2005년 검찰 조사와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했다.
베트남 골프장 인수 의혹과 관련해선 “노블에셋은 태국 부동산개발업자가 싱가포르에 세운 특수목적법인으로, 이 회사가 2007~2008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지분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지분 인수 대금은 옥포공영 비상장 주식을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선용씨의 해명은 대우 사태가 나기 한참 전에 합법적으로 재산을 물려받았고, 그 재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을 뿐 비자금이나 차명 재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의 측근들도 조사를 받을 만큼 받았기 때문에 감춰놓은 재산이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2006년 재판에서 법원은 김 전 회장의 횡령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금 용처에 대해선 명확히 하지 않았다”며 “지금으로선 의혹과 추측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김 전 회장은 대우가 망하기 직전인 1999년 8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과 대우중공업 주식 등 1조3006억원어치의 사재를 출연했다. 대우가 망한 뒤에는 서울 방배동 주택과 경기 안산시 농장이 채권단에 압류돼 2002~2003년 115억원에 경매 처리됐다.
이런 가운데 김 전 회장이 베트남에서 호화생활을 한다는 소문과 함께 삼남인 선용씨(코랄리스인베스트먼트 대표)에게 차명 재산이 흘러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우중 추징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지난달 일부 언론에서 선용씨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선용씨가 대주주로 있는 옥포공영이란 회사가 페이퍼컴퍼니(노블에셋)를 통해 베트남 골프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은닉 자금이 사용됐다는 것.
또 선용씨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투자회사가 베트남 하노이에 대형 주상복합 건물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김 전 회장의 은닉 재산이 사업 밑천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보도도 나왔다.
선용씨는 이에 대해 지난달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명했다. 그는 “옥포공영 지분을 인수하는 데 든 자금은 1991~1996년 부동산과 주식을 증여받은 돈으로, 양도세와 증여세를 모두 냈다”며 “(옥포공영 지분 인수에 대해) 2004~2005년 검찰 조사와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했다.
베트남 골프장 인수 의혹과 관련해선 “노블에셋은 태국 부동산개발업자가 싱가포르에 세운 특수목적법인으로, 이 회사가 2007~2008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지분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지분 인수 대금은 옥포공영 비상장 주식을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선용씨의 해명은 대우 사태가 나기 한참 전에 합법적으로 재산을 물려받았고, 그 재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을 뿐 비자금이나 차명 재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의 측근들도 조사를 받을 만큼 받았기 때문에 감춰놓은 재산이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2006년 재판에서 법원은 김 전 회장의 횡령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금 용처에 대해선 명확히 하지 않았다”며 “지금으로선 의혹과 추측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