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기각한 특허 세 건 중 표준특허(특허번호 644) 한 건에 대해서만 항고했다고 3일 독일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가 전했다. 표준특허로 애플을 압박하는 기존 소송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ITC에 애플이 무선통신 관련 표준특허 두 건(348, 644)과 상용특허 두 건(980, 114)을 침해했다고 제소했다. ITC는 올해 6월 이 중 표준특허인 348 특허만 침해를 인정, 일부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판매 금지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거부권을 행사했다. 표준특허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방식으로 누구에게나 사용 허가를 내줘야 하는 ‘프랜드(FRAND)’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거부권 행사로 삼성전자는 애플 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막는 데 실패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항고심에서 프랜드 원칙을 적용하는 표준특허가 아닌 상용특허를 통해 애플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표준특허 한 건에 대해서만 항고하는 내용을 담은 준비 서면을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포스페이턴츠는 삼성전자가 항고심에서도 표준특허를 내세워 프랜드 이슈를 정면 돌파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 전쟁에서 표준특허를 중요한 무기로 활용해왔다. 반면 애플은 프랜드 원칙을 방패 삼아 이를 막았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