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와 2014년형 갤럭시노트 10.1, 및 애플의 아이폰 5S, 아이패드 에어.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와 2014년형 갤럭시노트 10.1, 및 애플의 아이폰 5S, 아이패드 에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4분기 창과 방패의 싸움에 IT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사가 올 3분기(7~9월) 막상막하의 매출 및 영업이익 실적을 내놨기 때문이다.

3분기 삼성전자는 갤럭시S4와 갤럭시 노트3, 애플은 아이폰5S·5C를 신규 전략 스마트폰으로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태블릿PC 시장을 겨냥해 삼성전자는 2014년형 갤럭시 노트10.1을, 애플은 아이폰만큼이나 얇은 아이패드 에어를 내놓으면서 4분기 경쟁에 돌입했다.

신제품 사양 및 출시 날짜까지 신경전을 벌여온 양사라 4분기 실적 싸움은 숨을 곳 없는, 진검승부의 장이 될 전망이다.

◆ '매출 지존' 삼성전자, 애플 영업이익 '뒤집기 한판'

5일 IT업계에 따르면 3분기 스마트폰 판매 '양(量)'적 지표인 매출에서는 삼성전자가 59조 800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질(質)'적 지표인 영업이익은 애플이 10조 7600억원으로 선두를 지켰다. 매출 2위는 애플(18조 8600억원), 영업이익 2위는 삼성전자(10조 1600억원)로 양사가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동안 지구촌 곳곳에서 8840만대의 스마트폰를 팔아치웠다. 1분기 6940만대, 2분기 7600만대에 이어 3분기 연속 상승세다. 스마트폰 시장점유율도 35.2%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덕분에 삼성은 애플을 매출에서는 40조원 넘게 압도했다. 영업이익은 뒤졌지만 격차는 6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 4분기 애플의 영업이익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낳고 있다.

격차 감소세는 특히 눈에 띌 정도다. 지난해 1분기에는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영업이익이 11조 7200억원이나 많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부터 5조 1700억원, 2분기에는 9500억원으로 감소율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9월말 출시된 갤럭시노트3와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Y의 4분기 판매고가 핵심이다. 주력 시장은 중국과 일본이다. 지난 9월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이미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과 외산 제품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을 더욱 공략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갤럭시 노트3가 출시 한달 만에 500만대 넘게 팔렸다는 최근 발표도 삼성전자에 '역전'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500만대 돌파에 갤럭시 노트1은 5개월, 이듬해 9월 나온 갤럭시 노트2는 두달이 걸린 점과 비교하면 갤럭시 노트3 판매 속도는 더 빠르다.

연말연시 소비 시즌에 맞물린 4분기가 스마트 디바이스업게 역대 성수기였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1억대 판매 목표를 밝게 한다.

'영업익의 황제' 애플, 4분기 '날아라, 아이패드 에어'

'영업이익의 황제' 애플의 저력도 만만찮다. 3분기에만 3380만대 아이폰을 팔았다. 9월 20일 출시된 5S·5C가 애플의 명성을 재확인하면서 1년새 아이폰 판매량은 26% 증가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판매대수는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미쳤지만 영업이익률은 26.8%로 삼성전자(17.2%)보다 10% 가까이 높았다.

애플도 삼성전자처럼 중국 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신규 아이폰 1차 출시국에 처음으로 중국을 포함시켰다.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과거처럼 2, 3차 출시 뒷전에 둘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었다.

애플은 점점 커지는 삼성전자와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격차가 고민이다. 3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 13.4%로 삼성전자보다 21.8%포인트 낮았다. 2008년에는 5.1%포인트, 2009년 10.7%포인트, 2010년 7.9%포인트 차로 삼성전자에 앞섰던 애플이었다.

상황이 뒤바뀐 건 2012년 1분기부터였다. 저가형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스마트폰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아이폰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해 1분기부터 6.2%포인트 차로 뒤지더니 올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삼성전자에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4분기 애플은 아이폰 5S·5C와 함께 아이패드 에어 및 아이패드 미니2 등 태블릿 판매에 사활을 걸었다. 올 크리스마스 및 새해를 앞둔 연말에 아이패드 에어 등의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찍을 거란 업계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도 지난 23일 아이패드 에어 4분기 판매량이 사상 최대 수준인 2300만대를 웃돌거라고 해외 전망치 등을 종합해 예측한 바 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아이패드 1, 2가 출시 3년을 넘으면서 신제품 교체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분석이었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2는 애플 전매특허인 레티나 디스플레이 탑재로 화면이 더 선명해졌다, 특히 아이패드 에어는 아이폰만큼(7.5mm)이나 얇고 무게(469g)도 30% 가량 가벼워졌다. 이는 다른 경쟁사 태블릿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매력으로 꼽힌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지난 2분기 태블릿 시장 점유율을 보면 애플이 여전히 1위(29.2%), 삼성전자는 2위(16.9%)였다.

애플 점유율이 사상 처음 30% 밑으로 떨어졌지만 삼성전자보다 약 58% 높다. 스마트폰과 달리 태블릿 시장에서는 여전히 애플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4분기 아이패드 에어 판매고가 애플의 '영업익 왕좌' 수성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