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단기 지지선인 20일 이동평균선(2034.62) 아래로 밀렸다.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며 추세선이 무너져 당분간 조정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업종으로 수급 부담이 작은 정보기술(IT)과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경기소비재 등을 꼽았다.

○외국인 1800억원 ‘팔자’

속도 조절할때 '장바구니' 바꿔 바꿔
코스피지수는 4일 14.25포인트(0.70%) 하락한 2025.17로 마감, 반등 하루 만에 뒷걸음질쳤다. 지난 1일 반짝 매수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선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날 장 초반부터 매도 우위를 보이며 1803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이 하루 동안 2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기는 지난 7월 이후 넉 달 만이다. 운수장비(581억원) 화학(412억원) 금융(356억원) 철강(281억원) 등에서 매물이 집중적으로 나왔다. 자산운용사들은 여전히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연기금이 주가 하락을 이용해 1483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초에는 20일선을 터치한 직후 오름세를 회복한 반면 이번에는 추세선을 이탈했다”며 “8월 말 이후 처음으로 단기 추세선 아래로 밀렸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는 당분간 속도조절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말 북클로징(결산)을 앞둔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차익실현 수요가 맞물리며 수급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 낙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박스권 돌파 후 안착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중기 추세선인 60일 이동평균선이 1980선에 걸쳐있는 만큼 가격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속도 조절할때 '장바구니' 바꿔 바꿔

○“외국인 사고, 기관 덜 파는株 주목”

전문가들은 이번 휴지기를 내년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재구성 기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 팀장은 “2000선 근처에선 그간 크게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매매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며 “매물 부담이 큰 업종은 피하고 내년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기관 매물 부담이 크지 않은 IT주와 내수주들이 투자대안으로 꼽혔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들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승 추세가 재개될 이달 중ㆍ하순까지는 중소형주에 주목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밸류에이션이 낮고 3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반도체 장비주 등 IT 부품주나 자동차 부품주, 조선 기자재주 등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현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 화학 에너지 관련주들의 내년 이익 증가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발표치와 예상치 간 오차가 커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이익 개선 가능성이 크면서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경기소비재와 통신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도 KT&G(1.15%) 강원랜드(1.48%) 오리온(2.18%) 호텔신라(4.33%) 등 내수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533.64로 1.10포인트(0.21%) 하락하는 데 그쳐 코스피지수 대비 선전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