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고수익을 내고 있는 유럽펀드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환매에 시달리는 국내 주식형펀드와는 정반대 분위기라 눈길을 끈다. 유로존의 경제지표 개선세가 뚜렷한데다 미국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아 내년 초까지 주목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22개 유럽펀드로 615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슈로더유로자A’ ‘KB스타유로인덱스’ ‘JP모간유럽대표’ 등 주요펀드들의 설정액은 한 달 새 각각 100억원 넘게 불어났다.

이들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4일 기준)은 17.77%에 달한다. 일본펀드(32.33%), 대만펀드(26.83%), 북미펀드(26.25%) 다음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선진국 경기 회복세로 부각됐던 북미펀드와 일본펀드에서는 최근 한 달 새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로 각각 63억원, 213억원씩 빠졌지만 유럽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더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 이후 유럽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1074억원에 이른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6분기 만에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금 유입 규모가 늘고 있다”며 “유럽 경기 사이클의 개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을 가져볼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기준환 JP모간자산운용 전무도 “유럽의 구매자관리지수(PMI)가 그리스를 제외하곤 모든 국가에서 9월 말 기준으로 50 수준까지 회복됐을 정도로 선행지표와 투자심리지표 개선이 확실하다”며 “향후 3~6개월간 추가 수익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