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립식품 "육가공·유제품 사업 확대"
1945년 빵집 상미당으로 시작한 한국 최초의 제빵업체 삼립식품이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변신을 선언했다. 크림빵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햄 소시지 치즈 등의 프리미엄급 제품을 생산, 해외 진출을 강화키로 했다.

윤석춘 삼립식품 대표(사진)는 4일 “육(肉)가공 유(乳)제품 식자재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해 2020년까지 매출 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작년 매출 1조800억원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베트남 등 해외 5개국에 진출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삼립식품은 이날 창립 68주년을 맞아 ‘2020 비전’을 발표하고 새 CI(기업이미지)를 발표했다.

삼립식품 "육가공·유제품 사업 확대"
삼립식품은 1945년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창업했으며 1964년에 처음 나온 크림빵은 ‘국민빵’으로 통했다. 장남인 허영선 씨는 삼립식품을 맡았고 차남인 허영인 씨는 1983년 독립해 자회사인 샤니를 경영했다. 그러나 샤니가 2002년 모회사인 삼립식품을 인수했으며 2004년에 합병하고 SPC그룹을 창립했다.

CJ제일제당 영업총괄 부사장 등을 지낸 뒤 지난 3월 삼립식품 대표이사에 취임한 윤 대표는 “제빵사업은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식품 분야로 확장을 모색하게 됐다”며 “고부가가치화, 공급망 관리,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신성장동력의 핵심요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부가가치화의 일환으로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을 당일 생산·판매 원칙에 따라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만들어 파리바게뜨 점포와 전문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국내 프리미엄 육가공 분야는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식생활의 변화로 잠재 성장력이 크다”며 “일반 소매점에서 파는 것과 차별화된 고급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립식품은 지난 6월 육가공 전문기업 알프스식품을 인수했다.

이와함께 유제품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삼립식품은 현재 계열사인 에스데어리 등을 통해 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앞으로 유기농우유, 기능성 발효유, 치즈, 버터 등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계열 제분회사인 밀다원은 밀가루 생산뿐 아니라 부침가루 튀김가루 등 프리믹스 시장까지 제품군을 확장한다.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새 사업이 성공하려면 연구개발(R&D) 인재투자가 가장 중요하다”며 “유능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해외 기업들과도 제휴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도 강화한다. 삼립식품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제빵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앞으로 파리바게뜨가 적극적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서 공장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립식품은 ‘삼립, 샤니’ 등의 제빵 브랜드 외에도 떡 프랜차이즈 ‘빚은’과 제분회사 밀다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