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취득세 소급인하 합의했지만…] '8·28 이후 취득세 인하' 野 브레이크…국회 통과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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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새누리당은 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하고 주택 취득세 영구 인하 조치를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발표일인 지난 8월28일부터 소급해 적용하기로 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당정협의를 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황영철 의원은 “주택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당의 요구가 수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취득세 영구 인하 소급 적용 시 지방재정 보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진 반대하겠다고 밝혀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취득세율을 6억원 이하 주택은 2%에서 1%로, 9억원 초과는 4%에서 3%로 내리기로 했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은 현행 2%로 유지된다.
▶본지 11월 4일자 A1면 참조
민주 '이대론 안돼'
지방재정 근본대책 마련해야 동의할 것…세수 10조 펑크…예비비 사용은 미봉책
민주당은 취득세 소급 적용에 대해 “지방세수 보전 대책이 전제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장병완 정책위 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근본적인 지방 재정 보완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세금 깎아줄 땐 법으로 깎아주고 보전은 제도가 아닌 중앙정부의 재량으로 한다니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세수가 10조원 부족한데, 내년 예비비로 세수 부족을 메운다는 건 국가 재정은 생각하지도 않는 임시방편”이라며 “이 상태로 국회에 개정안이 올라오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 의장은 “지방 재정에서 부동산 취득세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충북도와 경기도의 경우 53%로 절반을 넘는데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해도 내년에만 지방정부는 2조4000억원의 세수가 사라진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1조2000억원을 지방소비세 인상으로 보전하고, 나머지는 정부 재량으로 한다는 얘기인데 여기에 소급 적용까지 한다는 건 무리”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마련해야 할 보완책에 대해선 “지방소비세를 지금의 두 배로 높여줄 것”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방 재정난을 덜어주기 위해 현행 5%인 지방소비세를 내년 8%, 2015년엔 11%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비율이 16%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찬열 의원은 소급 적용 찬성 의견을 나타냈으나 장 의장은 “당 입장은 정부가 먼저 보완책을 가져와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 '이번엔 꼭'
지방소비세율 올려 지자체 재정 보전…"세출 조여 예비비 마련…뭐가 문제냐"
정부는 이미 취득세율 영구 인하에 따른 지자체의 재정 보전 방안을 발표했는데 또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지난 9월25일 취득세 영구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부족분(연간 2조4000억원)은 현재 부가가치세의 5%인 지방소비세율을 내년 8%, 2015년 11%로 올려 전액 보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에 지방소비세율을 3%포인트(1조2000억원)만 올리는 대신 부족한 지방 재정 중 1조2000억원은 예비비로 충당할 방침”이라며 “취득세 인하로 지방 재정에 문제가 생기는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방세수 감소액 보전을 위해 예비비 1조2000억원을 사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야당 측 주장에 “내년 예비비에 반영한 1조2000억원은 세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했기 때문에 재정 운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지자체 재정 보전 방안의 경우 경기가 회복되면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 확대로 오히려 지방에 더 유리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급 대책으로 정부가 추가로 떠안아야 할 재정 부담은 7800억원(안전행정부 추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과거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했을 때는 적용 시기를 국회 상임위 통과 시점으로 정했지만 이럴 경우 현재 부동산시장에 확산돼 있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며 “사실 현재 국회 여건으로 볼 때 상임위 통과 시점이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소 재정 부담을 안더라도 소급일을 8월28일로 고정함으로써 시장의 대기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얘기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본지 11월 4일자 A1면 참조
민주 '이대론 안돼'
지방재정 근본대책 마련해야 동의할 것…세수 10조 펑크…예비비 사용은 미봉책
민주당은 취득세 소급 적용에 대해 “지방세수 보전 대책이 전제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장병완 정책위 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근본적인 지방 재정 보완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세금 깎아줄 땐 법으로 깎아주고 보전은 제도가 아닌 중앙정부의 재량으로 한다니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세수가 10조원 부족한데, 내년 예비비로 세수 부족을 메운다는 건 국가 재정은 생각하지도 않는 임시방편”이라며 “이 상태로 국회에 개정안이 올라오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 의장은 “지방 재정에서 부동산 취득세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충북도와 경기도의 경우 53%로 절반을 넘는데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해도 내년에만 지방정부는 2조4000억원의 세수가 사라진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1조2000억원을 지방소비세 인상으로 보전하고, 나머지는 정부 재량으로 한다는 얘기인데 여기에 소급 적용까지 한다는 건 무리”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마련해야 할 보완책에 대해선 “지방소비세를 지금의 두 배로 높여줄 것”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방 재정난을 덜어주기 위해 현행 5%인 지방소비세를 내년 8%, 2015년엔 11%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비율이 16%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찬열 의원은 소급 적용 찬성 의견을 나타냈으나 장 의장은 “당 입장은 정부가 먼저 보완책을 가져와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 '이번엔 꼭'
지방소비세율 올려 지자체 재정 보전…"세출 조여 예비비 마련…뭐가 문제냐"
정부는 이미 취득세율 영구 인하에 따른 지자체의 재정 보전 방안을 발표했는데 또다시 문제를 제기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지난 9월25일 취득세 영구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부족분(연간 2조4000억원)은 현재 부가가치세의 5%인 지방소비세율을 내년 8%, 2015년 11%로 올려 전액 보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에 지방소비세율을 3%포인트(1조2000억원)만 올리는 대신 부족한 지방 재정 중 1조2000억원은 예비비로 충당할 방침”이라며 “취득세 인하로 지방 재정에 문제가 생기는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방세수 감소액 보전을 위해 예비비 1조2000억원을 사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야당 측 주장에 “내년 예비비에 반영한 1조2000억원은 세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했기 때문에 재정 운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지자체 재정 보전 방안의 경우 경기가 회복되면 지방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 확대로 오히려 지방에 더 유리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급 대책으로 정부가 추가로 떠안아야 할 재정 부담은 7800억원(안전행정부 추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과거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했을 때는 적용 시기를 국회 상임위 통과 시점으로 정했지만 이럴 경우 현재 부동산시장에 확산돼 있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며 “사실 현재 국회 여건으로 볼 때 상임위 통과 시점이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소 재정 부담을 안더라도 소급일을 8월28일로 고정함으로써 시장의 대기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얘기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