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나눔의 시작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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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의 사막에 희망 뿌리는 힘 '공감'
조용히 실천하는 봉사자가 진짜 리더
유중근 < 대한적십자사 총재 june1944@redcross.or.kr >
조용히 실천하는 봉사자가 진짜 리더
유중근 < 대한적십자사 총재 june1944@redcross.or.kr >
‘타인의 삶을 자기 삶의 일부분으로 보는 능력’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가 갖춰야 할 공통 조건이라고 이야기한 분이 있다. 그때 나는 절망 속에 파묻힌 재난의 현장에서 슬퍼하는 이웃들과 항상 함께하는 노란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원들이 떠올랐다. 상대방이 아플 때 공감하고 함께 아파해줄 수 있는 자원봉사원의 마음이야말로 봉사의 열정과 헌신의 원동력이 된다.
그들은 항상 ‘사랑과 봉사’를 외친다. 사랑이 있으나 봉사가 없으면 허공의 메아리이고, 봉사는 있으나 사랑이 없으면 열매가 없는 나무라는 경험에서 나오는 고백들이다. 이들이야 말로 황막한 현대사회의 4무(無) 시대-무목적, 무책임, 무관심, 무감각-의 사막에 생수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특히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며, 내 감정에 즐겁고 맞으면 자신의 어떠한 행동도 정당화하는 폭력을 낳기까지 하는 삭막함이다.
지난 10월 적십자 창립기념식에서는 대한적십자사 최초로 5만시간 봉사를 한 임영자 봉사원에게 적십자 표창을 수여했다. 5만시간 봉사를 하루 4시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1만2500일, 햇수로 헤아리면 무려 34년 동안 봉사를 한 셈이다. 30대 후반의 가정 주부였던 임 봉사원은 환우장병을 수송하는 병원 열차에서 숙박하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한 것이 꾸준한 봉사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적십자 자원봉사원들은 맞춤형 통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희망풍차로 4대 취약계층(홀로 사는 어르신, 조손가정 아이, 다문화가족, 북한이주민)과 결연을 맺고 2만3000가구를 1주일에 한 번 방문하는 100만번의 만남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자라게 하는 조용한 봉사를 한다.
어제는 서울적십자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왔다. 5년 전 이 병원을 다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음을 보고, 조용히 3억원을 기부한 오OO 할머니께서 다리를 다쳐 입원하셨다고 해 뵙고 왔다. 적십자병원 가족들의 친절과 따뜻함에 좋아하시면서도 폐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노인의 얼굴은 아름답기만 하다.
한 사람이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며 아파하고 함께하는 마음이 현대의 무관심 사막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다. 공감하는 마음과 조용한 실천으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자원봉사자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가 아닌가 싶다.
유중근 < 대한적십자사 총재 june1944@redcross.or.kr >
그들은 항상 ‘사랑과 봉사’를 외친다. 사랑이 있으나 봉사가 없으면 허공의 메아리이고, 봉사는 있으나 사랑이 없으면 열매가 없는 나무라는 경험에서 나오는 고백들이다. 이들이야 말로 황막한 현대사회의 4무(無) 시대-무목적, 무책임, 무관심, 무감각-의 사막에 생수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특히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며, 내 감정에 즐겁고 맞으면 자신의 어떠한 행동도 정당화하는 폭력을 낳기까지 하는 삭막함이다.
지난 10월 적십자 창립기념식에서는 대한적십자사 최초로 5만시간 봉사를 한 임영자 봉사원에게 적십자 표창을 수여했다. 5만시간 봉사를 하루 4시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1만2500일, 햇수로 헤아리면 무려 34년 동안 봉사를 한 셈이다. 30대 후반의 가정 주부였던 임 봉사원은 환우장병을 수송하는 병원 열차에서 숙박하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한 것이 꾸준한 봉사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적십자 자원봉사원들은 맞춤형 통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희망풍차로 4대 취약계층(홀로 사는 어르신, 조손가정 아이, 다문화가족, 북한이주민)과 결연을 맺고 2만3000가구를 1주일에 한 번 방문하는 100만번의 만남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자라게 하는 조용한 봉사를 한다.
어제는 서울적십자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왔다. 5년 전 이 병원을 다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음을 보고, 조용히 3억원을 기부한 오OO 할머니께서 다리를 다쳐 입원하셨다고 해 뵙고 왔다. 적십자병원 가족들의 친절과 따뜻함에 좋아하시면서도 폐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노인의 얼굴은 아름답기만 하다.
한 사람이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며 아파하고 함께하는 마음이 현대의 무관심 사막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다. 공감하는 마음과 조용한 실천으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자원봉사자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가 아닌가 싶다.
유중근 < 대한적십자사 총재 june1944@redcross.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