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말을 한 것이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4일 보도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의 행동은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을 거론하며 “(북한은) 50년을 기다려서 ‘아들을 한번 만나봤으면’ ‘누나를 한번 만나봤으면’ 하는 분들에게 날짜까지 다 받아놓고 갑자기 취소해버렸는데, 이런 기본적인 약속까지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신뢰가 쌓이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을 하거나 연평도 포격 같은 일이 다시 있다면, 우리는 단호하게 가차없이 대응할 것”이라며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북한은 굉장히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놓고 설득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일 관계에 대해서는 “일본은 우리의 중요한 이웃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협력할 일도 많고, 관계가 개선돼 가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그것이 가능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거론한 뒤 “그런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정상회담은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며 “고통받는 분들을 (일본 정치인들이) 계속 모욕하면 하나도 이뤄질 것이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답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