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회사채 신규발행 없을 것"
이재영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사진)은 “내년부터 국민주택기금을 제외한 회사채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4일 밝혔다.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 중인 이 사장은 이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사무실을 찾아 “부채 축소는 이제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가 LH, 코레일, 광물자원공사 등 국내 공기업의 막대한 부채를 들어 정부 지원을 배제한 독자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거나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LH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사장은 “LH가 세종시 등 대형 국책사업과 임대주택 등 국민 주거복지 사업을 맡으면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외부 환경만 탓할 수 없어 회사채 동결을 선언한 것”이라면서도 “행복주택 등 주거복지 정책은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국민주택기금 차입금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주택기금은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 등에 쓰인다.

LH 관계자는 “금융부채의 절대 규모를 줄이지 않는 한 재무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과 면담한 유지훈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실제 동결이 가능하다면 회사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것과 비교할 때 긍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회사채 규모는 66조4000억원이며 올해 말엔 68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LH가 그동안 신도시·택지개발사업 등 국책사업을 수행하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던 만큼 앞으로 신규 사업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LH는 ‘판매목표관리제’ 등 사업다각화로 연간 3조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성과에 따른 책임과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부여해 토지 판매와 대금 회수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