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도핑으로 탄소 신소재 개발
국내 연구진이 화학적 도핑으로 여러 성질이 우수한 탄소 신소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오래 가는 배터리, 휘어지는 반도체, 더 우수한 자외선 차단제, 태양열 자동차 등을 만드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KAIST는 김상욱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가 ‘화학적 도핑을 통한 탄소 신소재 개발’을 주제로 재료 분야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의 25주년 특집호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5일 발표했다.

도핑은 운동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선수들이 약물이나 주사를 사용하는 행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순수한 물질에 불필요한 불순물을 첨가하는 것을 도핑이라고 부른다. 반도체도 실리콘에 다양한 원소를 넣었다는 점에서 도핑했다고 말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주목받는 그래핀이나 탄소 나노튜브 같은 신소재에 다양한 원소를 첨가해 재료의 특성을 우수하게 끌어올렸다. 탄소 원자로만 이뤄진 그래핀과 탄소 나노튜브에 비해 다른 원자가 섞인 신소재는 보다 전기를 잘 통한다. 반응성도 높아 산업적 응용을 방해하던 낮은 용매 분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탄소 계열 신소재에서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용액 공정이 가능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휘어지는 반도체, 오래 가는 배터리, 효율 높은 광촉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