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140대 1…스펙도 화려
삼성전자 500점 만점에 420점
카드 440점 … 전기·SDI 400점
10만명이 몰린 삼성그룹 하반기 공채에서 제일기획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카드와 삼성물산 상사부문, 삼성SDS 등도 100 대 1 안팎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회사는 입사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커트라인도 높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공채에 참여한 50여개 계열사 가운데 경쟁률과 커트라인 모두 중간 정도로 파악됐다.
5일 삼성에 따르면 대졸 사원(3급) 5500명을 뽑는 하반기 공채에 10만명이 지원, 평균 1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제일기획 경쟁률이 140 대 1로 가장 높았다. 광고인의 꿈을 키워온 인문계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선발 인원이 40~50명 선으로 많지 않아서다. 삼성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와 출퇴근 시간 등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제일기획엔 해외대학 졸업자, 토익 만점자 등 ‘스펙’ 좋은 지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 접촉이 많아 회사 이미지가 좋은 삼성카드, 해외 근무가 많은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급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종인 삼성SDS 등도 100 대 1 안팎의 높은 경쟁률에다 440점이 넘는 SSAT 커트라인을 기록하며 입사가 어려운 계열사로 꼽혔다. SSAT는 500점 만점이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임금수준이 높은 금융 계열사들도 인기가 높았다.
삼성전자는 선발인원이 2500명으로 많은 데다 △제조업종이고 △수원·구미·광주 등 지방근무가 많으며 △공대생 위주로 선발하는 등의 요인이 겹치며 경쟁률이 10 대 1~20 대 1 수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부별로는 모바일사업부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SSAT 커트라인도 전체 평균 수준인 420점대에서 형성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들은 직군·전공별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삼성전자와 비슷한 경쟁률을 보였다. SSAT 커트라인은 400점대 안팎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영실적이 좋지 않고, 지방 근무가 많은 화학계열사와 중공업, 건설사 등의 경쟁률이 하위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일이 많고 수출 기여도가 높은 제조업 회사보다, 월급이 많고 근무가 편한 서비스업 회사로 지원자가 몰리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SSAT 합격자 면접을 진행중이며 이달 말께 최종 입사자를 발표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