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 "우린 희생양…사업주 모럴해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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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회금 17%만 돌려주는 골프장 회생안 파장
골프장 측 "협상안 제시 불구 회원들이 직접운영 고집"
내달 서울고법 심리…양측 법정싸움 2라운드 '촉각'
골프장 측 "협상안 제시 불구 회원들이 직접운영 고집"
내달 서울고법 심리…양측 법정싸움 2라운드 '촉각'
“내 회원권은 어떻게 되는 거냐.”
수원지방법원이 법정관리 중인 골프클럽Q안성 회원들에게 입회금 가운데 17%만 반환토록 했다는 본지 보도가 나간 5일 회원권거래소와 법무법인에는 하루 종일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본지 11월5일자 A1, 35면 참조
비수기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회원권 시장이 주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클럽Q안성 악재’까지 겹쳐 회원권 시장은 매수세가 사라지며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다. 이상현 다인회원권거래소 이사는 “기사를 보고 향후 회원권 시장의 동향을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며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들도 불안해서 회원권을 못 사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입회금 반환 소송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법무법인 민우의 정찬수 변호사는 “한국경제신문 보도 이후 입회금 반환 관련 소송 문의가 평소보다 배 이상 늘어났다”며 “‘내 회원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입회금은 통상 취득세 납부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골프장에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입회금 반환을 거부하는 골프장들을 상대로 회원들이 소송을 걸어 이겨도 강제집행을 할 수 없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한 법무법인의 회원권 전문가는 “골프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무동결 조치로 소송을 할 수 없으므로 그 전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며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골프장들이 위탁 운영 등의 방법으로 교묘하게 강제집행을 피하고 있어 입회금을 돌려받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골프클럽Q안성의 모기업인 태양시티건설(주)이 회생계획안 처리 과정에서 막판에 부채를 2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로 늘려 회원들의 채권액 비중을 낮춰 의결권 행사마저 못하게 만들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골프장 측의 ‘모럴 해저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회원권거래소 관계자는 “실제로 입회금 반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골프장 오너가 입회금의 17%만 줄 수 있다면 법정관리를 해볼 만하지 않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빚에 허덕이는 골프장들이 서로 지급보증을 하면서 부채를 늘려 입회금의 채무 비중을 낮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매각주관사로서 골프클럽Q안성 비상대책위원회와 협상을 벌여온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측은 “지난해 여름부터 비대위 측에 입회금의 30%를 돌려주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비대위 측은 가산노블리제CC처럼 회원들이 주주가 된 뒤 감자하지 않고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해 직접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반박했다. 안진회계법인 측은 “비대위 측에서 협상안을 받아들였다면 입회금이 17%까지 축소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진회계법인 측은 또 “법원에서는 비대위가 낸 주주 대중제와 관리인이 낸 인수합병(M&A)안을 놓고 양측 모두 수정을 요구하면서 한 달간의 여유를 줬다”며 “법원은 한 달 뒤 양측이 낸 수정안을 놓고 표결에 부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비대위 측은 수정안을 내지 않았고 관리인이 낸 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무액이 막판에 1000억원가량 늘어났고 이를 골프존카운티-케이스톤 파트너스 컨소시엄이 5억원에 사들여 회원들의 의결권을 축소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안진회계법인은 “대부업체 유앤아이가 골프클럽Q안성에 청구한 채권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어떻게든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유앤아이 대부업체를 간신히 설득해 사들인 것이지 회원들의 의결권을 축소시키려고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해명했다.
오는 12월5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고등법원 항고 심리에서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방준하 Q안성 비대위원장 "퍼블릭 전환 못하게 가처분 신청 낼 것"
골프클럽Q안성 회원들은 수원지방법원 파산2부의 기업회생계획안 결정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법적 투쟁에 돌입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원의 계획에 따라 골프장 입회금의 83%를 주식전환 후 감자조치로 공중에 날리고 나머지 17%만 받게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방준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체육시설 및 이용에 관한 법률’ 27조에 보장된 회원 승계 의무를 무시한 채 ‘채무자 희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 것은 위법”이라며 “회원들의 권익을 되찾기 위해 항고, 재항고 등을 통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특히 “골프장을 인수한 골프존카운티-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반환결정이 내려진 17%의 입회금을 공탁한 뒤 퍼블릭(대중제)으로 전환하는 행정처분을 하지 못하도록 ‘수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법원은 법정관리 중인 회원권의 가치가 17%라는 것은 골프장 업주들이 고의 부도로 희생자를 양산할 수 있도록 하는 나쁜 결정”이라며 “골프클럽Q안성 회원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골프장 산업 전체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회금은 보증금과 이용권 성격을 가진 임대차보증금과 같은 것으로 담보 신탁권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위원장은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골프존카운티의 골프장 프랜차이즈 사업파트너여서 공정한 매각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수원지방법원이 법정관리 중인 골프클럽Q안성 회원들에게 입회금 가운데 17%만 반환토록 했다는 본지 보도가 나간 5일 회원권거래소와 법무법인에는 하루 종일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본지 11월5일자 A1, 35면 참조
비수기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회원권 시장이 주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클럽Q안성 악재’까지 겹쳐 회원권 시장은 매수세가 사라지며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다. 이상현 다인회원권거래소 이사는 “기사를 보고 향후 회원권 시장의 동향을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며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들도 불안해서 회원권을 못 사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입회금 반환 소송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법무법인 민우의 정찬수 변호사는 “한국경제신문 보도 이후 입회금 반환 관련 소송 문의가 평소보다 배 이상 늘어났다”며 “‘내 회원권이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입회금은 통상 취득세 납부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골프장에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입회금 반환을 거부하는 골프장들을 상대로 회원들이 소송을 걸어 이겨도 강제집행을 할 수 없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한 법무법인의 회원권 전문가는 “골프장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무동결 조치로 소송을 할 수 없으므로 그 전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며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골프장들이 위탁 운영 등의 방법으로 교묘하게 강제집행을 피하고 있어 입회금을 돌려받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골프클럽Q안성의 모기업인 태양시티건설(주)이 회생계획안 처리 과정에서 막판에 부채를 2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로 늘려 회원들의 채권액 비중을 낮춰 의결권 행사마저 못하게 만들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골프장 측의 ‘모럴 해저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회원권거래소 관계자는 “실제로 입회금 반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골프장 오너가 입회금의 17%만 줄 수 있다면 법정관리를 해볼 만하지 않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빚에 허덕이는 골프장들이 서로 지급보증을 하면서 부채를 늘려 입회금의 채무 비중을 낮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매각주관사로서 골프클럽Q안성 비상대책위원회와 협상을 벌여온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측은 “지난해 여름부터 비대위 측에 입회금의 30%를 돌려주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비대위 측은 가산노블리제CC처럼 회원들이 주주가 된 뒤 감자하지 않고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해 직접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반박했다. 안진회계법인 측은 “비대위 측에서 협상안을 받아들였다면 입회금이 17%까지 축소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진회계법인 측은 또 “법원에서는 비대위가 낸 주주 대중제와 관리인이 낸 인수합병(M&A)안을 놓고 양측 모두 수정을 요구하면서 한 달간의 여유를 줬다”며 “법원은 한 달 뒤 양측이 낸 수정안을 놓고 표결에 부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비대위 측은 수정안을 내지 않았고 관리인이 낸 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무액이 막판에 1000억원가량 늘어났고 이를 골프존카운티-케이스톤 파트너스 컨소시엄이 5억원에 사들여 회원들의 의결권을 축소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안진회계법인은 “대부업체 유앤아이가 골프클럽Q안성에 청구한 채권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어떻게든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유앤아이 대부업체를 간신히 설득해 사들인 것이지 회원들의 의결권을 축소시키려고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해명했다.
오는 12월5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고등법원 항고 심리에서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방준하 Q안성 비대위원장 "퍼블릭 전환 못하게 가처분 신청 낼 것"
골프클럽Q안성 회원들은 수원지방법원 파산2부의 기업회생계획안 결정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법적 투쟁에 돌입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원의 계획에 따라 골프장 입회금의 83%를 주식전환 후 감자조치로 공중에 날리고 나머지 17%만 받게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방준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체육시설 및 이용에 관한 법률’ 27조에 보장된 회원 승계 의무를 무시한 채 ‘채무자 희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 것은 위법”이라며 “회원들의 권익을 되찾기 위해 항고, 재항고 등을 통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특히 “골프장을 인수한 골프존카운티-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반환결정이 내려진 17%의 입회금을 공탁한 뒤 퍼블릭(대중제)으로 전환하는 행정처분을 하지 못하도록 ‘수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법원은 법정관리 중인 회원권의 가치가 17%라는 것은 골프장 업주들이 고의 부도로 희생자를 양산할 수 있도록 하는 나쁜 결정”이라며 “골프클럽Q안성 회원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골프장 산업 전체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회금은 보증금과 이용권 성격을 가진 임대차보증금과 같은 것으로 담보 신탁권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위원장은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골프존카운티의 골프장 프랜차이즈 사업파트너여서 공정한 매각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