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장에 던진 두 가지 '미래 신호'…"자동차·의료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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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부회장 "IT 기술 자동차, 의료와 융합시킬 수 있을 것"
이상훈 경영지원실장 "적극적 M&A로 미래사업 육성·경쟁력 확보"
삼성전자가 6일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를 통해 자동차 부품과 의료기기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020년 매출액 4000억 달러(한화 약 440조원)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휴대폰, 가전 중심인 사업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다음 10년의 키워드를 찾아내야 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의 IT 기술을 자동차와 융합시켜 고객들에게 제공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0년이 PC시대였다면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니즈가 많이 생기고 있다"며 "아직 고객의 니즈를 100% 충족시키지는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고객 니즈와 삼성전자 기술을 잘 접목시킨다면 자동차 분야에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연구개발은 5년 이후까지를 내다보고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부품은 삼성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에서, 배터리는 삼성SDI, 모터는 삼성전기에서 맡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컨설팅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000억 달러(한화 약 212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회장은 이날 또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특히 "10년 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선두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제너럴 일렉트릭(GE), 필립스 등 한 때 삼성전자와 경쟁했던 전자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소니 역시 최근 올림푸스와 손잡고 의료용 내시경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의료기기사업팀을 사업부로 격상하고 조수인 전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수장에 임명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미래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M&A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M&A와 연구개발을 확대해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완제품 부문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에, 부품 부문에서는 기술적 우위를 가진 기업에 초점을 맞춰 M&A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기존에 하던 스마트폰과 TV 만으로는 2020년까지의 목표인 매출액 4000억 달러를 절대 달성할 수 없다"며 "이번 행사는 삼성전자가 미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2005년 이후 8년 만에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6월 부정적 보고서로 삼성전자 주가를 흔든 JP모건 등도 행사장을 찾았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JP모건 보고서로 인해 행사를 기획한 것은 아니다"며 "현상만이 아닌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는 투자자들의 의견이 많아 개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