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법 직격탄…저비용 항공, 中노선 절반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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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패키지 여행객 크게 줄어 쇼핑센터·단체식당들 울상
부유층 관광객 행렬은 여전…면세점·특급호텔 호황 계속
< 관광법 : 저가 여행상품 판매금지 >
부유층 관광객 행렬은 여전…면세점·특급호텔 호황 계속
< 관광법 : 저가 여행상품 판매금지 >
지난달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은 긴급 경영진 회의를 열었다. 중국이 지난 9월27일부터 중국인 관광객과 여행사를 규제하는 새로운 ‘관광법’을 시행하면서 노선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중국의 새 관광법은 소비자 불만이 많았던 저가 패키지 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쇼핑센터 방문 등의 일정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으로 오가는 부정기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중국 노선을 9월의 3분의 1 수준인 38편으로 줄였다. 전년 동기(89편)와 비교해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제주항공도 9월 94편에서 지난달 61편으로 부정기 노선을 축소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국 부정기편을 동남아 노선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중국 여행객 수요 변화를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신관광법에 줄어든 관광객
작년 6월 서울 서교동에 문을 연 한 외국인 전용 화장품 쇼핑센터는 지난 9월 말 문을 닫았다. 내부 인테리어에만 2억원을 넘게 들였지만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서교동 일대에서만 100㎡ 이상의 외국인 전용 쇼핑센터 4곳이 폐업했다.
중국이 새로운 ‘관광법’ 시행 한 달이 지나면서 업태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체적인 관광객 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저가의 패키지 여행객 덕을 보던 쇼핑센터와 전세버스, 단체식당 등은 울상인 반면, 중산층 이상의 관광객을 상대하는 면세점과 특급호텔 등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저가 패키지 상품을 팔던 여행업계는 초비상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중국인 대상의 2박3일 패키지 상품 가격을 30만~40만원대에서 50만~60만원대로 30% 이상 올릴 수밖에 없었다. 여행사들은 그동안 저렴한 여행 일정에 쇼핑센터 방문 등을 포함시키고 ‘호객’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냈다.
하나투어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8월과 9월 각각 1만1000명, 1만명분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지만 지난달에는 4000여명분을 파는 데 그쳤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통한 중국인 입국자는 9월 43만명에서 지난달 36만명으로 줄었다.
○제주 찾는 중국 관광객도 감소
제주 역시 9월 22만2443명에서 10월 14만1983명으로 방문객이 감소했다. 김성권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 부소장은 “올 들어 160만여명의 중국인이 제주를 찾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겠지만 앞으로 이 같은 증가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공덕동 롯데시티호텔 마포의 지난달 중국인 투숙객은 작년 같은 달보다 13.7% 줄었다. 이 호텔은 숙박 요금이 특급호텔 대비 30%가량 싸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던 곳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중국발 한국행 승객 수는 9월 15만9000명에서 10월 14만2000명대로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31개의 중국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비슷한 수준의 승객 감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 날랐던 전세버스 업계, 패키지 여행객이 찾던 단체식당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전세버스를 운전하는 김모씨는 “중국 여행객이 뚝 끊겨 10월 한 달 동안 일한 날이 열흘이 채 안 된다”고 했다. 올초 서울 창천동에서 외국인 대상 선물 가게를 차린 현모씨는 “9월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가게를 많이 찾아 하루 매출이 80만원대였지만 지금은 20만원도 힘들다”고 했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여전히 호황
반면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은 주말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여행 일정에 쇼핑 장소를 미리 지정하는 게 금지되자 면세점 방문이 더 늘었다. 동화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부유층이 오기에는 더 좋은 여행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면세점과 백화점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롯데백화점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8%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중국인 대상 매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64.8% 늘었다. 패키지 여행객은 줄어든 반면 개인여행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면세점도 저가 쇼핑센터를 여행 일정에 지정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김대훈/유승호 기자 daepun@hankyung.com
중국으로 오가는 부정기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중국 노선을 9월의 3분의 1 수준인 38편으로 줄였다. 전년 동기(89편)와 비교해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제주항공도 9월 94편에서 지난달 61편으로 부정기 노선을 축소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국 부정기편을 동남아 노선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중국 여행객 수요 변화를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신관광법에 줄어든 관광객
작년 6월 서울 서교동에 문을 연 한 외국인 전용 화장품 쇼핑센터는 지난 9월 말 문을 닫았다. 내부 인테리어에만 2억원을 넘게 들였지만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서교동 일대에서만 100㎡ 이상의 외국인 전용 쇼핑센터 4곳이 폐업했다.
중국이 새로운 ‘관광법’ 시행 한 달이 지나면서 업태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체적인 관광객 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저가의 패키지 여행객 덕을 보던 쇼핑센터와 전세버스, 단체식당 등은 울상인 반면, 중산층 이상의 관광객을 상대하는 면세점과 특급호텔 등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저가 패키지 상품을 팔던 여행업계는 초비상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중국인 대상의 2박3일 패키지 상품 가격을 30만~40만원대에서 50만~60만원대로 30% 이상 올릴 수밖에 없었다. 여행사들은 그동안 저렴한 여행 일정에 쇼핑센터 방문 등을 포함시키고 ‘호객’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냈다.
하나투어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8월과 9월 각각 1만1000명, 1만명분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지만 지난달에는 4000여명분을 파는 데 그쳤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통한 중국인 입국자는 9월 43만명에서 지난달 36만명으로 줄었다.
○제주 찾는 중국 관광객도 감소
제주 역시 9월 22만2443명에서 10월 14만1983명으로 방문객이 감소했다. 김성권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 부소장은 “올 들어 160만여명의 중국인이 제주를 찾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겠지만 앞으로 이 같은 증가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공덕동 롯데시티호텔 마포의 지난달 중국인 투숙객은 작년 같은 달보다 13.7% 줄었다. 이 호텔은 숙박 요금이 특급호텔 대비 30%가량 싸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던 곳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중국발 한국행 승객 수는 9월 15만9000명에서 10월 14만2000명대로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31개의 중국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비슷한 수준의 승객 감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 날랐던 전세버스 업계, 패키지 여행객이 찾던 단체식당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전세버스를 운전하는 김모씨는 “중국 여행객이 뚝 끊겨 10월 한 달 동안 일한 날이 열흘이 채 안 된다”고 했다. 올초 서울 창천동에서 외국인 대상 선물 가게를 차린 현모씨는 “9월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가게를 많이 찾아 하루 매출이 80만원대였지만 지금은 20만원도 힘들다”고 했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여전히 호황
반면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은 주말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여행 일정에 쇼핑 장소를 미리 지정하는 게 금지되자 면세점 방문이 더 늘었다. 동화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부유층이 오기에는 더 좋은 여행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면세점과 백화점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롯데백화점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8%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중국인 대상 매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64.8% 늘었다. 패키지 여행객은 줄어든 반면 개인여행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면세점도 저가 쇼핑센터를 여행 일정에 지정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김대훈/유승호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