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3] 사공일 "실패 용납않는 한국문화, 기업가정신 기르는 데 큰 장벽"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사진)은 6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개막식에서 “한국은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는 기업가정신을 기르는 데 큰 장벽이 된다”고 말했다.

사공 이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한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와 대담을 나눈 자리에서 “한국의 또 다른 취약점은 토론문화의 부재”라며 “옳고 그름에 대한 합리적 토론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게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타트업(초기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책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바라크 전 총리의 주장에 대해 “사회적으로 스타트업과 기업에 대해 친화적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절실하다”고 적극 동의했다.

사공 이사장은 “우리는 우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을 만들어 가면서도 창업을 독려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은 바라크 전 총리의 기조연설 후 인터뷰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이 모두 긴 역사를 가졌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를 건립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에 바라크 전 총리의 의견이 훨씬 현실성 있게 다가왔다”며 “특히 이스라엘 군대가 인재 양성의 산실로 직업훈련과 연결돼 있다는 점은 우리가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한국 젊은이들은 군대에서 자기계발을 하는 게 아니라 2년을 버리고 온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군대라는 곳이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곳이 아니라 ‘가능한 한 피하고 싶은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또 “유대인은 선민의식을 갖고 있고 우리도 ‘한민족’이라는 의식이 매우 강하다”며 “이런 민족성은 외부인들에게 배타적으로 나타나 국제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