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잡은 韓·英 정상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오른쪽)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런던=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손잡은 韓·英 정상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오른쪽)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런던=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영국 런던의 다우닝가 총리관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 및 투자 규모를 지금의 두 배인 650억달러로 늘리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14개 항목의 공동 성명서를 채택했다.

두 정상은 교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융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원자력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도 정부 및 기업 간 협력을 늘리기로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 맞춰 체결된 양국 정부 및 기업 간 양해각서(MOU)는 18개에 달했다. 두 정상은 정부 간 경제통상공동위원회(JETCO)와 민간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신설해 18개월마다 두 나라를 오가며 정례적으로 회의를 열기로 했다.

○30억달러 규모 금융협력

[朴 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 韓·英 경제 협력 강화…교역·투자 2020년까지 2배로 늘린다
영국은 금융 강국인 만큼 이번 두 정상 합의에는 금융 분야 협력 내용이 많이 포함됐다. 금융감독 당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금융회사 간 상호 진출, 제3국 공동 진출 협력 등이 주 내용이다. 수출입은행과 영국 수출금융청 간 10억달러 규모의 협조융자 계약 등 11건의 MOU가 체결됐다. 수출입은행은 또 글로벌 투자금융 분야에 특화된 영국 3위의 민간 상업은행 바클레이즈와 MOU를 맺었다. 산업은행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강점을 지닌 세계 4위의 대형은행 HSBC와 프로젝트 공동 발굴, 공동 금융지원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인 업무협력 MOU를 체결했다.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해 양국 벤처기업과 벤처투자회사 간 상호 진출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영국 금융회사들이 갖고 있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우리 기업이 아직 진출하지 못한 제3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도록 하는 게 금융 분야 협력의 주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 등 에너지 관련 기술과 인프라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원전 분야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 간 포괄적 원전협력 MOU를 맺어 양국 기업들의 사업 진출을 적극 돕기로 했다. 영국 원전 시장에 한국 기업의 수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양국 간 원전산업 대화협의체도 매년 연다는 데 합의했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런던시 교통국이 발주한 10억파운드(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대중교통 스마트 요금지급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으로는 LG CNS가 참여, 연내 최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 신국부론 같이 써가자”

두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이날 런던 시내에서는 양국 정부 인사와 기업인 1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영 글로벌 CEO 포럼’이 열렸다.

박 대통령은 영어로 한 기조연설에서 “창조경제 선도국가인 영국과 함께 문화 및 콘텐츠, 인터넷 신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공동 노력하자”며 “영국 엔지니어링 기술과 한국의 건조 능력처럼 양국 강점을 결합해 제3국 시장에 공동 진출하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길이라면 먼 길도 가깝게 느껴진다’라는 영국 속담을 인용, “오랜 친구이자 경제협력 동반자인 양국이 질적인 도약을 위해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런던 임페리얼대 비즈니스스쿨에서 열린 ‘한-영 창조경제 포럼’에 참석, “영국의 앞선 기초과학과 문화콘텐츠에 한국의 IT를 접목하면 큰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