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6일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노조위원장 선거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가 6일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노조위원장 선거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 후보들이 모두 탈락했다.

현대車 노조위원장 강성 후보의 '몰락'
노조는 지난 5일부터 전체 조합원 4만72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투표에서 다섯 명의 후보 가운데 ‘현장노동자’ 소속 이경훈 전 노조위원장이 1만9489표(득표율 45.42%)로 1위를 차지했다고 6일 발표했다. ‘들불’ 소속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8262표(19.25%)로 2위였다. 현대차 노조는 1, 2위를 대상으로 8일 결선투표를 한다.

이들은 현대차 현장 노동조직 중 대표적인 합리·실리 노선으로 분류된다. 이 후보는 2009년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3년 연속 무파업을 이끌어 냈다. 이번 1차 투표에서 노조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출마 후보 가운데 조직력이 가장 약한 것으로 평가됐던 하 후보도 다른 강성 후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현대車 노조위원장 강성 후보의 '몰락'
반면 강성으로 분류됐던 나머지 후보 세 명은 모두 탈락했다. ‘금속연대’ 소속 김희환 후보는 14.44%, ‘민주투쟁위원회’ 손덕헌 후보 11.43%, ‘민주현장’ 김주철 후보는 8.66%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들 세 후보 표를 모두 합해도 1위를 차지한 이 후보의 득표율에 10.89%포인트 밀린다.

강성 후보 세 명이 1차 선거에서 모두 탈락한 것은 지난 2년 동안 노조를 이끌며 장기 파업을 전개한 문용문 위원장 등 강성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의 반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문 위원장은 이번에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지만 그와 같은 ‘민주현장’ 소속의 김주철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이번에 출마했다가 다섯 명의 후보 가운데 최저 득표를 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 집행부는 올해 임단협에서 15차례(잔업·특근 포함) 파업을 벌여 현대차에 5만191대의 생산차질과 1조225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위한 주말특근 협상을 하던 중 12차례 특근을 거부했다. 지난해 임금협상 때도 28차례 파업을 벌이는 등 현 집행부는 지난 2년간 집권하면서 파업·잔업·특근거부 등의 잇단 투쟁으로 회사 측에 총 2조7000여억원의 생산차질을 입혔다. 이는 노조 설립 역사상 최대 손실로 기록된다.

노조의 이 같은 무리한 파업은 결국 ‘귀족노조’의 배부른 투쟁으로 국민에게 비쳐졌고, 현대차에 대한 신인도를 떨어뜨려 조합원들이 강성 조직에 등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설립 이후 1995년 이영복 위원장 때 1년, 이 후보 재임 시절인 2009년부터 3년간만 파업을 하지 않았다. 26년 노조역사상 22년 파업으로 현대차는 무려 14조여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8일 결선투표에서는 1차 투표에서 강성 후보를 지지했던 조합원의 표심이 두 후보에게 어떻게 작용할지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