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이마트 창동점 개점…대형마트'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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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더 싸게' 유통혁명 20년…영업규제로 성장 '급제동'
점포 390개 6만여명 고용
PB상품 등으로 가격 혁신
상생논리에 발목 잡혀
점포 390개 6만여명 고용
PB상품 등으로 가격 혁신
상생논리에 발목 잡혀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인 이마트 창동점은 1993년 11월12일 문을 열었다. 종업원 27명으로 출발한 이마트의 첫해 매출은 450억원이었다. 지난달 말 현재 이마트의 직접 고용인원은 2만8000명. 20년 전보다 1037배 늘어났다. 매출은 333배 불어난 15조원에 달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을 합한 대형마트 3사의 작년 매출은 38조원 규모다. 백화점(매출 28조원)을 압도한다. 그러나 대형마트는 작년에 시작된 영업규제로 성장가도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다시 그린 유통산업 지도
1990년대 초까지 공산품은 백화점과 대리점, 야채 및 고기 등 신선식품은 전통시장으로 양분돼 있었다. 1993년 선보인 이마트는 공산품이나 신선식품을 백화점 및 전통시장보다 싸게 팔며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롯데마트(1998년)와 홈플러스(1999년)가 가세하는 등 고속성장세를 지속한 대형마트는 탄생 10년 만인 2003년 백화점 매출을 앞질렀다.
1993년 한 개뿐이던 대형마트 점포 수는 올 10월 말 현재 이마트(146개) 홈플러스(138개) 롯데마트(106개)를 합쳐 390개로 늘었다. 고용인원은 지난해 6만9000명에 달한다.
시장 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제조업체가 갖고 있던 가격결정권이 유통업체로 넘어간 것. 이마트가 창동점을 열었을 때 농심과 동서 등 각 분야 1위 식품기업들은 납품을 거부했다. 자사 대리점보다 싸게 파는 이마트에 공급, 가격체계가 흔들리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트에서 물건을 팔기 시작한 경쟁업체의 매출이 급속도로 증가하자 1위 업체들도 가격결정권을 포기하고 이마트에 물건을 넣기 시작했다. 유통단계를 생략해 비슷한 수준의 제품이라도 값이 훨씬 싼 자체상표(PB) 상품을 도입한 것도 대형마트다.
◆영업 규제로 매출 감소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2004년 1702개였던 전통시장 수는 지난해 1347개로 줄었다. 대형마트의 급성장으로 동네상권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중소 상인들의 주장이다. 때론 대형마트와 주변 상인들이 직접 충돌하기도 한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주변 중소 상인과 1년 이상 갈등을 빚다 예정보다 7개월 늦은 지난 3월 개점했다. 이마트는 김해와 과천, 홈플러스는 서울 상봉동에서 출점을 놓고 주변 상인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올 4월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대형마트들이 월 2회 공휴일에 쉬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 매출은 올 들어 2월과 6월을 빼고는 매달 감소했다.
◆해외·온라인에서 성장동력 찾기
성장 한계에 부딪힌 대형마트는 해외 진출과 온라인몰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105개, 인도네시아 35개, 베트남 4개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점포를 운영 중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고 중국에서도 일부 점포가 적자를 모면했지만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이마트는 중국에서 실패, 일부 점포를 철수 중이다. 그러나 베트남에 1호점을 내기로 하는 등 중국 이외의 지역에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 등은 또 온라인몰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온라인몰의 배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기 용인시에 연면적 1만5000㎡ 규모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다시 그린 유통산업 지도
1990년대 초까지 공산품은 백화점과 대리점, 야채 및 고기 등 신선식품은 전통시장으로 양분돼 있었다. 1993년 선보인 이마트는 공산품이나 신선식품을 백화점 및 전통시장보다 싸게 팔며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롯데마트(1998년)와 홈플러스(1999년)가 가세하는 등 고속성장세를 지속한 대형마트는 탄생 10년 만인 2003년 백화점 매출을 앞질렀다.
1993년 한 개뿐이던 대형마트 점포 수는 올 10월 말 현재 이마트(146개) 홈플러스(138개) 롯데마트(106개)를 합쳐 390개로 늘었다. 고용인원은 지난해 6만9000명에 달한다.
시장 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제조업체가 갖고 있던 가격결정권이 유통업체로 넘어간 것. 이마트가 창동점을 열었을 때 농심과 동서 등 각 분야 1위 식품기업들은 납품을 거부했다. 자사 대리점보다 싸게 파는 이마트에 공급, 가격체계가 흔들리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트에서 물건을 팔기 시작한 경쟁업체의 매출이 급속도로 증가하자 1위 업체들도 가격결정권을 포기하고 이마트에 물건을 넣기 시작했다. 유통단계를 생략해 비슷한 수준의 제품이라도 값이 훨씬 싼 자체상표(PB) 상품을 도입한 것도 대형마트다.
◆영업 규제로 매출 감소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2004년 1702개였던 전통시장 수는 지난해 1347개로 줄었다. 대형마트의 급성장으로 동네상권이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중소 상인들의 주장이다. 때론 대형마트와 주변 상인들이 직접 충돌하기도 한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주변 중소 상인과 1년 이상 갈등을 빚다 예정보다 7개월 늦은 지난 3월 개점했다. 이마트는 김해와 과천, 홈플러스는 서울 상봉동에서 출점을 놓고 주변 상인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올 4월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대형마트들이 월 2회 공휴일에 쉬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 매출은 올 들어 2월과 6월을 빼고는 매달 감소했다.
◆해외·온라인에서 성장동력 찾기
성장 한계에 부딪힌 대형마트는 해외 진출과 온라인몰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105개, 인도네시아 35개, 베트남 4개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점포를 운영 중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고 중국에서도 일부 점포가 적자를 모면했지만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이마트는 중국에서 실패, 일부 점포를 철수 중이다. 그러나 베트남에 1호점을 내기로 하는 등 중국 이외의 지역에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 등은 또 온라인몰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온라인몰의 배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기 용인시에 연면적 1만5000㎡ 규모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