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면 수면침대·의료 서비스…동물이 왕대접 받는 공항
비행기 탑승 전 입맛에 맞는 음식을 양껏 대접받는다. 샤워실은 물론 편안한 전용 수면 침대, 의료 서비스까지 받는다. 비행기 탑승구까지는 전담 요원이 안전하게 길을 안내한다. 일등석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의 이야기가 아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이 제공하는 동물 특별 운송 서비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프랑크푸르트공항이 세계 최대 동물 운송 서비스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해마다 이 공항을 이용하는 동물은 1억1100만마리. 이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보다 약 두 배나 많다. 탑승할 수 있는 동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열대어와 코끼리, 뱀과 돼지, 치타, 사자와 각종 조류 등이다.

프랑크푸르트공항이 동물 운송 서비스를 확대한 건 애완동물과 함께 비행기를 타는 승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세계 각지로 동물을 수출하는 업체와 유럽 각지로 경주마를 보내려는 주인도 급증했다.

다른 공항과 항공사들도 프랑크푸르트공항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고 나섰다. 미국 뉴욕 케네디국제공항은 내년 말부터 동물 이동 칸에 카메라를 설치해 좌석에서 동물이 안전한지 감시할 수 있게 했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에어라인도 동물 운송 서비스를 주요 거점 공항에서 준비 중이다.

동물을 위한 항공사와 공항의 서비스가 좋아질수록 비행기 탑승료도 올라가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개나 고양이를 동반하면 125달러의 추가 요금을 받는다. 루프트한자 측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뉴욕까지 가려면 677달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요금이 가장 비싼 말 한 마리가 대서양을 건너려면 3000유로가 든다. 사람이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는 것과 맞먹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