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호 외치는 민주 >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네 번째)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8일 대검찰청 정문에서 ‘김무성 권영세 면죄부 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구호 외치는 민주 >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네 번째)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8일 대검찰청 정문에서 ‘김무성 권영세 면죄부 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8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해 특별검사 수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김한길 대표는 경제 활성화와 민생 법안의 정기국회 통과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선언하고 장외로 나선 지 100일째인 이날 국회를 보이콧하면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운영위 등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민주당은 주말을 거치면서 국회 일정을 재개할지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정기국회가 다시 공전하거나 장기 파행할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당 회의에서 “제1 야당의 대선후보(문재인 의원)는 참고인 신분임에도 공개 소환해 조사한 검찰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 유출해 낭독한 사건 피의자인 ‘박근혜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등에 대해선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은 서면 조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극도의 편파 수사이고 전형적인 정치검찰”이라며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을 포함해 특검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뒤 소속 의원들이 대검찰청 앞에 모여 ‘김무성, 권영세 면죄부 수사 규탄대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 70명 안팎이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박영선 법사위원장과 신경민 전해철 임내현 등 법사위원들은 길태기 총장 대행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대화록 수사와 관련, 대화록 실종뿐 아니라 유출과 전문공개 등에 대해서도 같은 무게로 수사해줄 것과 함께 김무성 의원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서면조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던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 수사팀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길 총장 대행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건 검찰의 편파 수사 때문이라는 게 민주당 측의 설명이지만 안철수 무소속 의원 및 정의당 등과의 ‘신(新)야권연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일 의원 총회에서 강경파 의원들이 현안에 대한 당의 미온적 태도를 강력 비판한 게 지도부를 압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9일 서울광장에서 국민결의대회를 열고, 12일에는 시민단체 종교계 정의당 등이 참여하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대응을 위한 범야권 연석회의를 할 예정이다.

국회 일정 장기파행 여부는 이런 일련의 행사를 거친 후 결정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당내 일각에선 정기국회라는 공간을 외면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있어 투쟁 방향을 놓고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