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쩍은 증권사들 "그래도 2014년 2300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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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전망 리포트 잉크 마르기도 전에…코스피 2000선 붕괴
외국인 5일 연속 순매도
"일시적 조정일 뿐이라지만…신뢰성에 흠집 날 수도"
외국인 5일 연속 순매도
"일시적 조정일 뿐이라지만…신뢰성에 흠집 날 수도"
외국인 투자자가 5일 연속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장밋빛’ 일색이던 증시에 구름이 끼었다. 코스피지수는 순식간에 2000선은 물론 1990선 밑으로 급락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년도에는 상반기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코스피지수도 23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2014년 연간 전망을 내놓던 터여서 ‘리포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투자자 신뢰를 잃는 것 아니냐’는 멋쩍은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또 양적완화 축소 불안, 돈 뺀 외국인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0.96%(19.17포인트) 하락한 1984.8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진 건 지난달 7일, 1990선이 뚫린 것은 8월27일 이후 처음이다.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든 것은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 탓이 컸다. 외국인은 이날 270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또 배당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217억원 넘게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1.88% 빠진 141만원까지 밀렸다.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한국 주식을 털어내면서 순매도 규모에 관계없이 투자패턴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자금이 추세적으로 빠져나간다고 보긴 어렵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매수 흐름의 강도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며 “원화 강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싸지 않고 기대를 모았던 소재산업의 실적이 받쳐주지 못한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우려가 재조명되는 점이 외국인 자금동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으로 전망됐던 테이퍼링이 연내 실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쪽으로 투자심리가 변하면서 국내 자금 유입을 주도한 미국계 자금이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부터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지표가 잘 나온 것도 통화정책 변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장의 진폭이 커졌다”고 했다.
○‘장밋빛’ 전망 위협하는 리스크 부각
증시가 주춤하면서 한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대외 리스크도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무시되다시피 했던 유럽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두려움도 불거졌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중국의 긴축 우려도 재부각됐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 부채 조정과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 일본의 소비세율 인상 충격 및 국내 가계부채 동향 같은 각종 리스크의 증시 영향력이 연말연초에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증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2014년 연간 전망 신뢰성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키움증권과 KB투자증권은 내년도 코스피지수 고점이 2400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고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지수 2300선 이상을 목표치로 제시하는 등 대다수 증권사가 올해에 비해 증시가 10%가량 성장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회복 수준과 수출 증대 효과가 연간 전망을 내놓을 때보다 조금 못 미친다는 게 변수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기조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통상 추수감사절을 한 달가량 앞두고 외국인은 차익매물을 내놨다”며 “최근 조정국면은 일시적인 저점 확인 작업일 뿐 연간 전망 흐름에 변화를 줄 요소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주요 증권사들이 “내년도에는 상반기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코스피지수도 23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2014년 연간 전망을 내놓던 터여서 ‘리포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투자자 신뢰를 잃는 것 아니냐’는 멋쩍은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또 양적완화 축소 불안, 돈 뺀 외국인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0.96%(19.17포인트) 하락한 1984.8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진 건 지난달 7일, 1990선이 뚫린 것은 8월27일 이후 처음이다.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든 것은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 탓이 컸다. 외국인은 이날 270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또 배당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217억원 넘게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1.88% 빠진 141만원까지 밀렸다.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한국 주식을 털어내면서 순매도 규모에 관계없이 투자패턴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자금이 추세적으로 빠져나간다고 보긴 어렵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매수 흐름의 강도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며 “원화 강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싸지 않고 기대를 모았던 소재산업의 실적이 받쳐주지 못한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우려가 재조명되는 점이 외국인 자금동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으로 전망됐던 테이퍼링이 연내 실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쪽으로 투자심리가 변하면서 국내 자금 유입을 주도한 미국계 자금이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부터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지표가 잘 나온 것도 통화정책 변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장의 진폭이 커졌다”고 했다.
○‘장밋빛’ 전망 위협하는 리스크 부각
증시가 주춤하면서 한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대외 리스크도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무시되다시피 했던 유럽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두려움도 불거졌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중국의 긴축 우려도 재부각됐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 부채 조정과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 일본의 소비세율 인상 충격 및 국내 가계부채 동향 같은 각종 리스크의 증시 영향력이 연말연초에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증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2014년 연간 전망 신뢰성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키움증권과 KB투자증권은 내년도 코스피지수 고점이 2400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고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지수 2300선 이상을 목표치로 제시하는 등 대다수 증권사가 올해에 비해 증시가 10%가량 성장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회복 수준과 수출 증대 효과가 연간 전망을 내놓을 때보다 조금 못 미친다는 게 변수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기조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통상 추수감사절을 한 달가량 앞두고 외국인은 차익매물을 내놨다”며 “최근 조정국면은 일시적인 저점 확인 작업일 뿐 연간 전망 흐름에 변화를 줄 요소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