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계단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에 대한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수정했다. 유럽 경기 회복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지난해 1월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내린 이후 22개월 만이다. S&P는 지난 5월 프랑스가 추가 등급 강등을 피하기 위해 예산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의 배경은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과 높은 정부 부채 비율이다. S&P는 성명에서 프랑스 정부의 세제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 노력 등이 중장기적 성장률 전망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높은 실업률은 프랑스의 재정 및 구조적인 정책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분기 프랑스의 실업률은 10.9%였다.

S&P는 “안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한 것은 정부가 부채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 2년 동안 프랑스 등급의 추가 변동 가능성은 3분의 1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정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말 기준 프랑스의 정부 부채는 GDP 대비 91.7% 수준이었다.

한때 세계 최고 신용등급을 자랑하던 프랑스의 콧대가 꺾인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7월 피치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강등하면서 ‘안정적’ 등급 전망을 제시했다.

독일과 함께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해온 프랑스가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당하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다른 나라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S&P는 지난해 1월 프랑스와 함께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로존 9개국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바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