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시 46분께 제주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 내에 설치된 에어바운스 놀이기구가 돌풍에 의해 전복, 어린이와 노인 등 15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놀이기구를 타고 놀던 고모(8)군 등 3명이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김모(9·여)양 등 11명의 어린이와 놀이기구 옆을 지나던 조모(74)씨가 가벼운 타박상 등으로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귀가했다.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성남 일화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그룹 B 경기가 2시부터 예정돼 있었으며 경기 시작 직전에 놀이기구 전복사고가 발생, 경기장 인근은 부상당한 어린이들과 부모, 이를 수습하기 위한 경찰 등으로 큰 혼란이 빚어졌다.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복된 에어바운스 놀이기구는 이날 오전 9시에 설치됐으며 당시 어린이 10여명이 놀이기구를 타고 놀던 도중 갑자기 불어닥친 돌풍에 의해 뒤집힌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유나이티드 구단은 부모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해 매 경기 때마다 놀이기구를 설치해 운영해왔으며 지금까지 유사한 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는 북서쪽에서 대륙고기압이 확장해 오면서 기압선이 좁은 지역에 조밀하게 형성돼 순간적인 기압 차에 의해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 수 있다"며 "그러나 경기장이 있는 지역에는 정확한 관측 장비가 없어 당시 강풍의 세기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주지역에서 가장 강한 바람이 관측된 지역은 제주시 고산지역으로 오후 3시 21분께 초속 27.7m 바람이 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목격자와 구단 관계자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bjc@yna.co.kr